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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 무관심의 대가는 지역 소멸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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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주말을 보내고 이틀 뒤면 선거 날이다.


6월 1일은 각 후보들에게 심장 뛰는 결전의 날인데, 주민들은 이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서해신문이 거리로 나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살펴본 결과, 나이와 상관없이 주민들은 선거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름만 들어도 알 정치 거물이 지역을 오가며 후보에게 힘을 실어도 후보나 지지당원에게나 큰 관심사인 것이지 주민들은 왔다 간 줄도 모른다.


청년층이나 고령층이나 ‘선거 유세를 하니까 눈길은 가지만, 후보가 어떤 사람이고 공약이 어떤지는 관심이 없다’라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청년층은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이 확충되기를 바랐고, 고령층은 경제 발전을 위한 정책과 생계 관련 지원을 요구했다.


자신이 한 표를 선사할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투표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지역이 발전하며 잘 되길 바라면서도, 지역에서 정책을 추진할 후보에게 관심이 없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후보에게 별다른 관심은 없다면서도, 서천군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 투표율을 상회한다.


서천군의 최근 지방선거 투표율을 살펴보면 ▲제5회 선거인수 5만167명 중 총투표자수 3만4167명으로 68.1% 투표율 ▲제6회 선거인수 5만159명 중 총투표자수 3만3416명으로 66.6% 투표율 ▲제7회 선거인수 4만8407명 중 총투표자수 3만3965명으로 70.2% 투표율 등이다.


전반적으로 전국 투표율이 50%대에서 머무는 것과 비교했을 때 이를 크게 앞서는 것이다.


그러나 높은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이에게 투표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투표했다고 SNS에 인증샷을 남길 시간은 있는데, 후보들의 이력, 공약, 생애를 알아볼 시간은 없을까.


투표라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린다. 투표는 단순히 종이에 빨간 도장을 찍고 함에 넣으면 끝나는 간단한 행위가 아니다. 우리 지역의 미래가 걸려 있고, 존망을 결정하는 행위다.


우리 역사는 이 행위를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왔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야말로 피와 죽음으로 점철돼있고, 이 같은 투쟁 끝에 얻어낸 것이 투표라는 행위다.


선대의 희생이 후대에게 희미해져 가는 것, 역사가 흐려져 가는 것은 세월이 흘러 만물이 마모되는 것처럼 당연한 이치일 수도 있다.


특히, 지금 세대는 감염병과 경제 위기, 불안한 국제 정세 등으로 피곤한 상황이라 선거에 더 관심을 갖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후보를 검증하지 않고 투표를 진행한다면 이후에 돌아올 책임은 유권자에게 있다. 별생각 없이 뽑고 나서 ‘저 사람 왜 저러지’라고 지적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것이 많지 않았던가.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떠나는 서천을 타파하고, 잘 사는 서천을 바라고 있지 않은가.


이 바람이 진실하다면,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 어떤 언론이나 매체에서라도 후보들의 약속과 비전, 인간 됨을 확인하길 바란다. 아직 투표 때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다.


선거와 정치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곧 후보들에게는 ‘제대로 활동하라’는 압박이 된다.


고향이라는 단어는 퍽 따듯하다.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소중한 우리 고향의 소멸로 돌아온다.


우리 주민들이 ‘나도 투표했어’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할 수 있는 유권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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