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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상이변 시대, 비정상 상황도 정상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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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 달 동안 내릴 비가 하루 만에 쏟아졌다.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사망, 실종자가 속출하고 주택, 차량 침수 피해 등이 잇따랐다.


10일 오전 기준 서울, 경기, 강원에서 16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이재민은 398세대에서 570명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0시부터 10일 오전 10시까지 수도권과 강원도에 내린 비의 양은 용문산(양평) 532.5㎜ 기상청(서울) 525㎜ 경기 광주 524.5㎜ 산북(여주) 495㎜ 등이다.


이렇게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를 뿌린 비구름은 10일 충청, 강원 남부, 경북 북부, 전북 북부로 남하했다.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더운 공기 간 세력 싸움 끝에 비구름대가 충청 등으로 내려온 것이다.


10~11일 충청권, 경북 북부 내륙, 전북 북부에 100∼200mm의 비가 예상됐다. 특히, 충청권에는 최대 300㎜ 이상의 비가 내릴 수 있다.


실제로, 충청권에 비구름대가 남하하며 8일 오전 0시부터 10일 오전 10시까지 백운(제천) 213㎜ 신평(당진) 160㎜ 영춘(단양) 159.5㎜ 엄정(충주) 153㎜ 장동(대전) 151㎜ 등 많은 비가 쏟아졌다.


충남 15개 시군 가운데 서천군을 비롯한 13개 시군에 호우경보가 내려졌고, 보령시와 금산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


이 같은 도내 집중호우가 예보되자 김태흠 지사는 10일부터 예정된 2박 3일의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정상 근무에 들어갔다.

 

충남은 호우에 대비해 도에서 30명, 각 시군에서 469명 등 유관기관을 합해 모두 528명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9일 김기웅 군수도 수도권에 비가 집중되면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자 집중호우 대비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실시하며 안전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서천군은 하천, 해안가, 도로 등 집중호우 시 피해가 예상되는 시설별 대응상황을 점검했고, 김 군수는 집중호우 전 대비를 마칠 것을 요구했다.


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우선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폭우와 같은 재해를 단순하게 여름철 통과의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기상이변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더 이상 폭우 등의 재해를 천재지변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폭우, 폭염, 가뭄 등 어떠한 상황에 처해지더라도 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서울은 방재 한계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갑자기 쏟아진 비에 커다란 인명, 재산 피해를 봐야만 했다. 서천군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 더욱 촘촘한 재난대응 시스템을 세워야 한다.


서천군은 농업, 어업 인구가 많고 이들이 지역 산업의 한 축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만큼 재해에 대한 대처 능력이 더욱 요구된다.

 

재해에 대처하기 어려운 노령 인구가 많다는 점도 방재 능력을 더 키워야 할 필요성으로 짚어진다.


인간의 예견으로는 재난이 언제 찾아올지 알기 어려운 만큼 취약지역과 시설물을 상시 점검하고 보강해야 한다.

 

재난 발생 초기부터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


지자체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안전 수칙을 숙지하는 것도 못잖게 중요하다.


폭우가 쏟아질 경우, 지속적인 비로 지반이 약해진 산사태 우려 지역은 사전에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하천변 산책로나 지하차도 등 물과 가까운 곳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이용 시 고립, 저지대 침수, 하천과 저수지 범람을 유의해야 한다.


공사장, 비탈면, 옹벽, 축대는 붕괴 가능성이 높으니 주위를 피해야 한다.

 

침수지역에서는 감전 사고와 자동차 시동 꺼짐을 유의해야 한다.

 

농경지에서도 침수와 농수로 범람, 급류에 대비해야 한다.

 

하수도와 우수관, 배수구 등에서는 물이 역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폭우는 기상청 예보보다 훨씬 많은 비가 쏟아지며 재난이 속출했다.


서울 남부지역의 강우량은 기상청 사흘 치 강우량 예보를 단 하루 만에 뛰어넘으며 ‘예측 실패’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같은 비판에 기상청은 경험하지 못한 기상이변이기 때문에 예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기상청의 답변과 같이 기상이변에 따른 극단적인 상황은 현실로 일어나고 있다. 예측도 어렵고 대비도 어렵다.


이제 우리는 비정상적 상황에 처해지더라도 정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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