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문단(文壇)] 마곡사의 봄은 의연하다

  • 등록 2025.06.12 18: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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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의 유혹은 미끼다

대웅보전 먹기와는 층층의 스크럼을 짜고 묵언 수행 중인데

열어젖힌 문들의 꽃살문은 상형문자처럼 해독할 수 없다

바랜 단청의 순한 빛깔들이 볕살을 찾아 속살거리는 처마 아래

찾아든 무명새 한 마리 부처의 말씀을 듣고 있다

저 몸짓이 오층석탑에 내려앉는 볕살을 다독이듯 경건하여

두 손 모은 내 어깨마저 따듯해진다

건너온 개울 물소리 반듯하여 발걸음도 조심스러운데

세상의 소란 모두 부질없어 예까지 찾아 들었을까

磨谷寺. 석바위 정표 앞에 너와나 몸을 낮춘다

돌아갈 길은 아직 남아 멀기만 한데

김도형 시인(한국문인협회 서천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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