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서천군의 재정예산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 등록 2026.01.11 21: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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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채 401억 원, 특화시장·수해 현장 복구·어르신 복지·어린이 교육·일자리 등 사용
올해 삭감 예산 32억 원 중 주민참여예산 7억 8천만 원 삭감… 삭감액의 23% 차지
재정자립 8.9→9.8%·재정자주 49.1→51.1%·생활인구 증가 100억 인센티브 혜택
김기웅 군수, “진짜 재정 건전성은 돈을 안 쓰는 게 아닌 제대로 돈을 사용하는 것”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의 재정예산 이야기는 조금은 딱딱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건 꼭 숫자가 아닌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 어르신 복지, 부모님이 다니시는 보건소, 내일 아침 출근길, 그 모든 일상이 담긴 이야기이다.

 

지금, 이 순간 서천군의 재정예산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이에 대해 SBN서해신문이 면밀히 살펴봤다. <편집자 주>

 

◇ 우리가 사는 이유

 

지난 2024년 1월, 특화시장에 불이 났으며 그해 여름, 집중호우가 지역 곳곳의 마을을 덮쳤다. 그때 우리는 선택해야 했다. 내년을 기다릴 것인가, 지금 당장 움직일 것인가.

 

서천군은 망설이지 않고 재난 복구팀을 즉시 현장에 투입했고, 이재민을 지원했으며, 유실된 도로와 농경지를 복구하는 등 재난대처에 나섰다. 이는 당연한 행정의 일이고 군민 안전이 먼저라 생각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 그 대가는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국가 전체가 세수 위기를 맞으면서 서천에 내려오던 교부금이 2023년부터 2년간 714억 원 줄었다. 봉급생활자로 비유하면 보너스가 두 번 연속 반토막 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천군은 ‘필수불가결(必需不可缺)’한 지출을 줄일 수 없었다. 이는 재난이 예산을 봐주지도 않고 복지와 안전은 미룰 수 없기에 서천군은 지방채 401억 원을 선택했다.

 

◇ 빚이라는 단어

 

‘빚을 냈다고요?’고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서천군은 군민의 복지와 안전, 생계가 걸린 일을 당장 해결하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했다.

 

서천군 지방채 발행은 전체 예산 7,447억 원 중 401억 원으로 비율로 보면 5.3%이다. 이는 위험한 수준이 아닌 관리가 가능한 범위다.

 

참고로 국가는 예산 728조 원 대비 채무 1,413조 원이며 충남도는 예산 11조 7,231억 원 대비 채무 2조 3,884억 원이다.

 

◇ 어디에 썼는가

 

서천군은 지방채 발행을 통해 어르신 복지, 아이들 교육, 일자리를 지키는 등에 썼으며 특히 불에 탄 시장 복구와 재난 피해를 본 마을을 살리는 데 사용했다. 만약 미뤘다면 더 큰 대가를 치렀을 일들이다.

 

또 이자율과 상환 계획에도 신경 썼다. 군은 시중 대출이 아닌 공적자금을 차입해, 이자 2~3% 수준으로 시중 금리 4%보다 훨씬 낮고 2039년까지 순차적으로 원금상환과 이자 지불 계획도 세워뒀다.

 

◇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 서천군의회에서 예산 32억 원이 삭감됐다. 그중 가장 많이 줄어든 건 문화·관광 분야, 13억 3천만 원이며 그다음이 일반행정 6억 3천만 원, 보건 분야도 4억 9천만 원 줄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주민참여예산 7억 8천만 원이 삭감된 것으로 이는 삭감액의 23%를 차지한다.

 

주민참여예산은 군민이 한곳에 모여 ‘우리 마을에 이게 필요해요’라고 선택한 예산으로 숙의 민주주의의 결과물이지만, 이를 서천군의회가 충분한 검토 없이 삭감한 것이다.

 

특히 법으로 정해진 의무 공시 사항인 일자리 대책 종합계획 용역비도 삭감됐고 청년 일자리, 지역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지 계획·수립하는 예산도 없어졌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축제 예산도 줄었다. 맥문동꽃 축제, 블루베리 축제, 부또막 축제, 꼴갑 축제, 한산소곡주 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축제들은 그냥 놀이가 아니다. 이를 통해 관광객이 오면 숙박업소, 식당, 상점 등이 경제적인 이득을 취한다. 이게 지역경제이다.

 

정부가 ‘생활인구를 늘려라, 그럼 교부세를 더 주겠다’라며 주문하는 상황에 축제를 줄이면 사람이 올지 활력이 사라진 마을에 생활인구가 늘어날지 의문스럽기 짝이 없는 대목이다.

 

◇ 재정 건전성이란

 

‘재정이 어려우니까 줄여야죠’라는 조언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무엇을 줄이느냐가 중요하다.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만 줄이면 미래의 수입도 함께 줄어든다.

 

축제 예산을 줄이면 관광객이 줄고, 생활인구가 줄고, 교부세가 줄고, 결국 재정이 더 어려워지고 일자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청년이 떠나고 인구가 줄고 지역이 소멸한다.

 

이게 진짜 재정 파탄으로 가는 길이다. 따라서 재정 건전성은 ‘돈을 안 쓰는 것’이 아니고 ‘제대로 써서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

 

2026년 지금, 서천군은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자립도가 8.92%에서 9.84%로 올랐고 재정자주도도 49.12%에서 51.10%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생활인구가 늘면서 교부세, 인센티브 등 100억 원이 추가로 들어온다. 이는 서천군이 스스로 버틸 힘이 세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서천군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서해연구소 유치,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 스마트팜 복합단지 조성,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등 2029년까지 총 5,730억 원의 미래 투자를 확보했다.

 

이게 숫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건 우리 아이들이 서천에 남을 수 있는 이유이고, 청년이 돌아올 일자리이며, 어르신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마을이 된다는 것이다.

 

◇ 숫자 뒤에 있는 사람들

 

비 오는 날 누구나 수영할 수 있게 서천읍 소재지에 생활체육관을 지었고 군민이 문화를 누릴 수 있게 기벌포 복합문화센터를 준공했다.

 

군민 모두가 함께 일할 수 있게 장애인 보호작업장을 만들었고 다양한 해양체험을 통해 사계절 해양관광지 육성을 위해 춘장대해양체험파크와 춘장대해양레포츠센터를 조성했다.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를 지원하기 위해 동부권 어르신돌봄센터를 만들었고 사라져가는 농촌 학교를 살리기 위해 농촌보금자리 주택도 건립했다.

 

이를 모두 합하면 총 24개 사업이며 이에 투입된 사업비는 총 1,811억 원으로 이 중 군비 부담이 744억 원이 소요됐다.

 

서천군은 민선 7기부터 이어온 미래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천의 미래이기에 지금 멈추면, 다시 시작하기 더 어렵기에 이 사업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 군민이 원하는 것

 

군민이 원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을 원하지 않고 지나치게 소극적인 행정이 아니며 필요한 곳에 사용하고, 계획적으로 관리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행정 등이다.

 

주민참여예산이 존중받는 행정, 숙의로 결정한 일이 충분한 검토 없이 무시당하지 않는 행정, 군민의 목소리가 실제로 반영되는 행정, 그것이 진짜 민주주의이다.

 

◇ 마무리

 

서천군은 위기 앞에서 도망치지 않았다. 지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교부금 714억 원이 줄어들고 특화시장 화재, 집중호우라는 재난이 왔을 때, 정면으로 마주했다.

 

401억 원의 지방채는 ‘재정 파탄’이나 ‘재정 위기’도 아니다. 전체 예산 7,447억 원의 5.3%로 2039년까지 상환 계획에 따라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규모이다.

 

또한 서천군은 군민의 복지와 안전, 일자리와 기반시설, 그리고 문화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까지 필요한 곳에, 책임 있게 사용했다.

 

서천군은 계획적이고 신중한 재정을 운영했다. ▲2021년 5,054억 원 ▲2022년 5,782억 원 ▲2023년 6,018억 원 ▲2024년 6,616억 원 ▲2025년 7,234억 원 ▲2026년 7,447억 원으로 성장했다.

 

눈에 띄는 성과도 이어졌다.

 

서천 발전과 직결된 정부 예산 7,526억 원을 확보했고 공모사업 1,266억 원도 확보했으며 특별교부세와 특별조정교부금 148억 원을 확보했다.

 

반면, 32억 원의 삭감은 단순한 절약이 아니다.

 

이는 지역 발전을 위한 국비 확보 지연, 공동체 활성화 사업 차질, 일자리정책 공백 발생, 어르신들의 건강, 생활인구의 감소로 이어져 서천의 미래를 포기하는 선택이다.

 

이와 관련 김기웅 군수는 “서천의 힘은 군민에게서 나오듯이 진짜 재정 건전성은 돈을 안 쓰는 게 아니라,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서천의 더 큰 미래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권주영 기자 ne2015@sb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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