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문단(文壇)] 비린내의 집

  • 등록 2026.02.26 20:24:36
크게보기

특화시장 모퉁이

칠순 노모가 바지락을 까네

바닥에 주저앉은 채

닳은 칼끝이 파고드는 어김없는 저 집중은

살아오는 동안 길을 찾는 방법이었을 것이네

칼끝이 비집고 들어서자 쏟아지는 비린내

서해 바다의 물살이 출렁거리네

밀려든 파도를 견디느라 손 끝 지문은 지워지고

수북하게 쌓인 껍질보다 높이 흩날리는 비린내

노모는 기우는 햇살을 끌어당기다가

한 올 놓치네

저 햇살을 따라가면 내 이름의 출처가 달려 나올까

구부정한 몸으로 햇살을 찾다 두리번거린

노모의 비린내는 서성거리는 나를 묶고

나는 비린내에 주춤거린 발자국으로 엉키네

툭, 떨어지다 허물어지는 저 껍질더미사이

쌓이는 비린내에 주저앉은 바닥은 더 깊어지고

저녁 불빛을 따라

노모가 저린 무릎을 세울 때까지

툭툭, 비린내는 또 쌓이네

저무는 노모의 생이 쌓아올린 비린내의 집

나, 그 빈집에 드네

 

박복영 시인(한국문인협회 서천지부 회원)
copyright NEWSEYES. All rights reserved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바 무단전제,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주)뉴스아이즈 Tel : 041)952-3535 | Fax : 041)952-3503 | 사업자 등록번호 : 550-81-00144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문로 5번길 5, 2층 | 발행인 : 신수용 회장. 권교용 사장 | 편집인 : 권주영 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충남, 아00324| 등록일 2018년 03월 12일 copyright NEWSEYE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