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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의 아이들이 어른들의 ‘기후 불감증’을 꾸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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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라는 거대한 파도 앞, 고사리손이 빚어낸 촌철살인의 ‘녹색 백서(白書)’
서천지속협 탄소중립 공모전 16명 입상… 일상 파고든 유쾌·묵직한 통찰의 향연

 

[sbn뉴스=서천] 권주희 기자 = 빙하가 무너져 내리고 기상이변이 일상을 덮치는 시대, 거대한 기후위기 앞에서 어른들은 종종 비용과 효율을 핑계로 침묵하거나 타협한다.

 

하지만, 우리가 물려주어야 할 지구의 진짜 주인인 아이들의 시선은 달랐다. 타협 없이 맑고, 때로는 서늘할 만큼 날카로운 초등학생들의 통찰이 충남 서천군 어른들의 무뎌진 환경 감수성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대표 신상애)가 주최하고 서천문화관광재단이 후원한 ‘2026 서천군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카툰 및 포스터 공모전’의 최종 수상작 16편이 베일을 벗었다.

 

단순한 그림 대회를 넘어, 이번 공모전은 지역 사회를 향해 아이들이 던지는 가장 화려하고도 묵직한 ‘생존의 선언문’이었다.

 

치열한 경합 끝에 영예의 대상(교육장상)을 거머쥔 서천초등학교 6학년 우지윤 학생의 작품 ‘에너지 절약으로 미래와 약속해요’는 환경 보호의 본질을 완벽하게 꿰뚫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기성세대가 기후 문제를 단순히 ‘해결해야 할 골칫거리’로 여길 때, 우지윤 학생은 이를 ‘미래 세대와의 신성한 약속’이라는 철학적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캔버스 위에 펼쳐진 기발한 착상과 주저함 없는 색채의 향연은, 거창한 구호보다 일상 속 작은 에너지 절약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구원임을 설득력 있게 증명해 냈다.

 

최우수상에 이름을 올린 두 학생의 작품 역시, 탄소중립이 결코 혼자만의 고립된 과제가 아님을 웅변한다.

 

강민주 학생(시초초 5)의 ‘분리배출, 고마워 3형제’의 경우 번거롭게만 여겨지는 분리배출을 친근하고 유쾌한 캐릭터 스토리로 풀어내며, 환경 보호가 의무가 아닌 즐거운 일상 놀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임채원 학생(비인초 5)의 ‘함께 키우는 탄소중립사회’의 경우는 ‘함께’라는 키워드에 방점을 찍으며, 개인의 실천이 모여 거대한 사회적 연대로 확장되어야만 비로소 탄소중립이라는 나무가 자라날 수 있다는 성숙한 공동체 의식을 담아냈다.

 

이 밖에도 아이디어의 번뜩임이 돋보이는 5편의 ‘유머·풍자 특별상’은 어른들의 모순된 환경 파괴 행태를 꼬집는 촌철살인의 해학을 보여주며 공모전의 격을 한층 높였다.

 

아이들이 쏘아 올린 이 찬란한 메시지는 한 번의 시상식으로 휘발되지 않는다.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이 소중한 창작물들이 지닌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중과의 접점을 폭넓게 넓혀갈 계획이다.

 

홍성민 서천지속협 국장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우리 지역 청소년들이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소중한 창작물인 만큼 저작권 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군민들과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공유하기 위해 수상작들을 군청 로비 등 공공의 장소에 순회 전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군청 로비를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열릴 ‘순회 전시’는 군민들의 바쁜 일상에 쉼표를 던지고, 잊고 있던 생태적 감수성을 흔들어 깨우는 훌륭한 ‘이동형 환경 미술관’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들은 이미 도화지 위에서 가장 완벽한 탄소중립의 청사진을 완성했다. 이제는 어른들이 그 서늘하고도 아름다운 경고에 응답해야 할 차례다.

 

이날 오후 3시,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 교육실(마서면 장산로 849)에서 열린 시상식은 이 작은 영웅들의 성취를 축하하는 자리이자, 서천군 전체가 녹색 미래를 향해 다시 한번 신발 끈을 고쳐 매는 상징적인 출발점이 됐다.

 

[2026 서천군 생활 속 탄소중립 카툰·포스터 공모전 영광의 얼굴들]

▲대상 (1명): 우지윤 (서천초 6) ▲최우수상 (2명): 강민주 (시초초 5), 임채원 (비인초 5) ▲우수상 (3명): 성정연 (서천초 5), 김은혜 (서천초 6), 서채은 (장항중앙초 5) ▲유머·풍자 특별상 (5명): 원지호 (마동초 4), 이라희 (장항중앙초 5), 유원 (서천초 3), 전민정 (장항중앙초 5), 박건율 (송림초 5) ▲장려상 (5명): 부유진 (장항중앙초 6), 조서윤 (장항중앙초 6), 김민지 (장항중앙초 5), 임휘 (서천초 5), 구민준 (마동초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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