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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허리에 새겨진 대지의 역사… 서천군, ‘여성농업인’의 삶을 치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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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80세까지 혜택 넓히고 검진비 전액 군비 지원… 농촌 고령화 현실 직시한 맞춤형 생명 복지
고된 노동이 남긴 5대 ‘농부병’ 정밀 타격… 지역 농업 지탱하는 굳건한 뿌리 향한 최고의 예우

 

[sbn뉴스서천] 권주희 기자 = 평생 흙먼지를 마시며 생명을 잉태해 낸 대지의 어머니들. 그들의 거칠어진 손마디와 굽은 허리는 우리 농촌을 굳건히 지탱해 온 숭고한 훈장이자 살아있는 역사다.

 

하지만, 새벽이슬을 맞으며 시작되는 고된 밭일과 끝없이 반복되는 노동 속에서 이들의 몸은 서서히 마모되고 병들어왔다.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현시점에서, 여성농업인의 건강은 단순한 개인의 의료적 처치를 넘어 지역 농업의 존립과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되었다.

 

이에 충남 서천군이 여성농업인을 ‘지역 농촌 사회를 이끄는 중추적 주체’로 재정의하고, 이들의 잃어버린 건강권 수호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부터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의 문턱을 대폭 낮추고 혜택을 획기적으로 넓힌 서천군의 선제적이고 입체적인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가장 고무적인 변화는 단연 지원 연령의 상향이다.

 

군은 기존 만 70세에 머물렀던 지원 상한선을 만 80세(1946년생)까지 대폭 끌어올렸다.

 

이는 여전히 흙과 씨름하며 현역으로 땀 흘리고 있는 70대 이상 고령 여성농업인들의 현실을 정확히 꿰뚫어 본 ‘현장 밀착형’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혜의 폭과 깊이도 한층 풍성해졌다.

 

군은 지난해 300여 명 수준이었던 지원 규모를 올해 457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무엇보다 괄목할 만한 점은 검진비 ‘전액’을 군에서 지원하기로 한 결단이다.

 

경제적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을 완전히 허물어, 농업인들이 오직 자신의 건강을 되찾는 데만 집중할 수 있는 완벽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이들이 제공받는 특수건강검진은 일반적인 건강검진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

 

오랜 세월 누적된 농작업이 몸 곳곳에 남긴 상흔을 샅샅이 찾아내는 데 고도로 특화되어 있다.

 

검진은 농작업으로 인해 발생하기 쉬운 5개 핵심 영역(근골격계, 심혈관계, 골절 및 손상 위험도, 폐활량, 농약 중독)의 10개 세부 항목을 집중적으로 진단한다.

 

쪼그려 앉는 자세로 인한 만성 관절 통증부터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농약 노출의 위험까지, 이른바 ‘농부병’으로 불리는 고질적 질환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차단한다.

 

나아가 전문적인 예방 상담을 2년 주기로 병행함으로써, 일회성 진단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의 기틀을 제공한다.

 

뛰어난 복지 혜택도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무용지물이다.

 

군은 이동의 불편함조차 건강관리의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촘촘한 배려를 덧붙였다.

 

오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읍·면별 지정 장소로 의료진이 직접 찾아가는 ‘이동검진’ 방식을 채택해 검진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올해 검진 대상은 2026년 기준 관내 거주하며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만 51세~80세(1946년 1월 1일~1975년 12월 31일) 여성농업인 중 짝수년도 출생자다. (홀수년도 출생자는 내년도 대상자로 분류된다.)

 

신청은 7월 3일까지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스마트폰에 친숙한 이들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농업e지’ 앱을 통한 비대면 직접 신청을 지원한다.

 

또한 스마트폰 활용이 어려운 고령층을 배려해 농업경영체 기준 주소지 관할 읍·면 행정복지센터 산업팀에서 방문 접수도 돕고 있다.

 

김도형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여성농업인은 단순히 농사일을 돕는 보조자가 아니라, 지역 농업과 농촌 사회를 굳건히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라고 힘주어 말하며, “이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영농활동을 오랜 기간 이어갈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여성농업인이 흘린 고귀한 땀방울이 건강한 웃음과 풍요로운 수확으로 피어나는 곳. 굽은 등을 따뜻하게 보듬고 거친 손을 마주 잡는 서천군의 이번 특수건강검진 확대 지원사업은, 척박해지는 농촌의 현실 속에 피어난 가장 아름답고 설득력 있는 ‘생명 존중’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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