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n뉴스=서천] 홍영택 기자 = 바람을 입은 듯 가볍고, 달빛을 머금은 듯 우아하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빛나는 ‘한산모시’의 천오백 년 신비가 관광객들의 손끝에서 경이롭게 되살아났다.
충남 서천문화원(원장 최명규)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대한민국 대표 전통섬유 축제인 ‘한산모시문화제’ 기간 동안 야심 차게 선보인 ‘한산모시학교’가 전통과 현대, 세대와 세대를 잇는 살아있는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해내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장인의 땀방울을 직접 체험하고 공감하는 오감 만족의 장이 펼쳐지며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한산모시문화제의 심장부에서 운영된 ‘한산모시학교’는 단연 축제의 백미(白眉)였다.
사전 신청을 통해 모집된 참가자들은 축제 기간 내내 줄을 이었으며, 이들은 한산모시의 깊은 역사와 전통의 향기를 직접 호흡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은 모시가 한 벌의 옷으로 탄생하기까지의 고단하고도 위대한 여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참가자들은 시청각 영상을 통해 모시의 기초를 다진 뒤, ▲태모시 벗기기 ▲모시째기와 모시삼기 ▲모시날기와 모시매기 ▲꾸리감기 ▲모시짜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하나 직접 체험했다.
특히 현장에는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를 비롯한 최정상급 전문 강사진이 포진해 시연과 지도를 병행하며 교육의 전문성과 품격을 한 차원 높였다.
참가자들은 땀방울이 밴 장인의 손길을 따라 하며 전통 섬유가 품은 정교함과 숭고한 가치를 온몸으로 만끽했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전통 체험에 예술적 상상력과 유쾌한 재미를 더한 점도 폭발적인 호응의 비결이었다.
고된 베틀 작업 체험이 끝난 후에는 흥미진진한 ‘모시여행기’ 연극 공연이 펼쳐져 참가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과정을 무사히 마친 이들을 위한 뜻깊은 ‘졸업식’이 거행되며 체험의 성취감을 극대화했다.
현장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관광객은 “그저 얇고 시원한 천이라고만 생각했던 모시가 이토록 수많은 손길과 인고의 시간을 거쳐 탄생한다는 사실에 깊은 전율을 느꼈다”라며, “우리 전통문화를 이토록 쉽고 재미있게, 또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어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최명규 서천문화원장은 “한산모시학교는 일회성 체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전통문화를 가슴 깊이 이해하고 미래 세대로 올곧게 계승해 나가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라며, “앞으로도 서천이 품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에 널리 꽃피울 수 있도록 다채롭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전개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천오백 년을 이어온 서천의 자랑, 한산모시. 베틀 소리 경쾌하게 울려 퍼진 ‘한산모시학교’는 전통이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를 숨 쉬게 하고 미래를 밝히는 찬란한 유산임을 다시 한번 완벽하게 증명해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