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n뉴스=서천] 권주희 기자 = 책상 위 평면적인 교과서에 갇혀 있던 활자들이 살아서 숨 쉬는 거대한 현실로 눈앞에 펼쳐졌다.
충남 서천군 비인중학교(교장 신영섭) 학생 21명과 교사 3명이 지역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 시민이라는 더 큰 무대를 향해 당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3박 4일간 진행되는 이번 ‘일본 오사카 해외문화체험학습’은 단순한 수학여행이나 외유성 관광과는 궤를 달리했다.
과거(역사)와 현재(도시문화), 그리고 미래(안전·문화콘텐츠)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치밀한 기획을 통해, 학생들의 내면에 잠재된 글로벌 역량을 거침없이 깨우는 ‘지적 탐험’이자 ‘성장의 오디세이’다.
비인중 원정대의 첫 번째 미션은 ‘역사와 문화의 다면적 이해’다.
일본 간사이 지방의 중심인 오사카와 천년 고도 교토 일원은 그 자체로 거대한 야외 박물관이다.
학생들은 웅장한 오사카성의 성벽을 거닐고 오사카 역사박물관을 견학하며, 이웃 나라 일본의 역사적 맥락과 도시의 발전 궤적을 짚어봤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의 발걸음이 과거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톤보리와 신사이바시 등 오사카를 대표하는 번화가를 가로지르며, 학생들은 가장 역동적인 일본의 현대 문화와 메가시티의 생태를 온몸으로 흡수했다.
과거의 장엄함과 현재의 화려함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학생들은 다양성을 수용하고 다름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적 포용력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이번 체험학습에서 가장 돋보이는 ‘새로운 시각’은 바로 고베 방문이다.
학생들은 고베 방재미래센터를 찾아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아픔과 이를 극복해 낸 인간의 의지를 마주했다.
기후 위기와 재난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재난 대응과 안전의 가치를 현장감 있게 배우는 이 과정은 단순한 지식을 넘어 생명 존중과 국제적 연대라는 세계 시민의 필수 덕목을 각인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재난 극복의 현장에서 생명의 무게를 배운 아이들의 시선은 이제 미래 산업의 최전선으로 향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테마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 방문은 단순한 오락의 시간을 넘어서 전 세계인을 열광시키는 글로벌 문화콘텐츠 지식재산권(IP)이 어떻게 거대한 산업으로 구현되는지 목격하며, 학생들은 창의력과 상상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경험하고 융합적 사고의 지평을 넓혔다.
단 4일간의 여정이지만, 낯선 환경 속에서 동급생들과 부대끼며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은 협동심과 문제해결 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살아있는 용광로와 같다. 지역 사회의 작은 교실에서 출발한 아이들의 세계관은 현해탄을 건너며 무한히 확장됐다.
이번 여정에 대해 신영섭 교장은 “학생들이 해외문화체험학습을 통해 글로벌 시대에 필수적인 국제적 감각과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 타문화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존중을 배우는 소중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미래 사회를 주도할 핵심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실 밖 생생한 현장 중심의 교육활동을 타협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를 거부하고 과감히 세계라는 넓은 바다로 뛰어든 비인중학교 학생들.
오사카와 교토, 고베의 거리를 누비며 새겨넣은 24인의 당찬 발자국은, 훗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글로벌 리더들의 위대한 서막으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