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n뉴스=서천] 홍영택 기자 = 생태(生態)란 본디 생물과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 사이의 끊임없는 교감과 조화를 의미한다.
대한민국 생태 연구와 보전의 심장부인 국립생태원이, 이 거룩한 ‘생태적 가치’를 숲과 늪을 넘어 지역사회 소외계층의 가장 내밀한 삶의 터전으로 확장시키는 괄목할 만한 발자취를 남겼다.
국립생태원(원장 이창석)은 지난 23일, 충남 서천군 장애인복지관과 손을 맞잡고 서천지역 내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재가 장애인 2가정을 찾아 ‘2026년 서천지역 취약계층 주거 환경개선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했다.
이는 단순한 자원봉사를 넘어, 공공기관이 보유한 무형의 지적 자산을 가장 온기 넘치는 방식의 사회적 복지로 치환해 낸 혁신적 나눔의 표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주거환경 개선사업에서 가장 눈부신 대목은 단연 벽지의 ‘디자인’이다.
생태원은 흔한 기성품 벽지가 아닌, 기관의 철학과 자연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생태원 생태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인 ‘흰말채나무’ 디자인을 활용해 특수 제작한 벽지를 무상으로 시공했다.
화려한 전시장의 조명 아래 머물러 있던 훌륭한 예술적·생태적 지적 자산이, 어둡고 낡은 방 안을 환하게 밝히는 실질적인 인테리어로 재탄생한 것이다.
붉은 가지와 하얀 열매가 빚어내는 흰말채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은, 외부 활동이 여의치 않은 장애인 가정의 네 벽에 생생한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으며 삭막했던 공간을 한 폭의 따뜻한 숲으로 탈바꿈시켰다.
변화는 벽지 하나에 그치지 않았다.
이날 현장에는 국립생태원 임직원으로 구성된 25명의 자원봉사단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들은 묵은 먼지를 털어내는 대대적인 청소부터 기존 벽지를 뜯어내고 새 생명을 입히는 도배 작업까지 모든 과정에 구슬땀을 흘렸다.
나아가 무거운 가재도구를 재배치하여 거주자의 동선을 확보하고, 쾌적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필수 가전제품과 생필품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서류상의 수치로만 존재하는 탁상공론식 복지가 아닌, 수혜자의 삶 한가운데로 직접 뛰어들어 처음부터 끝까지 챙기는 ‘완결형 복지’를 실현한 셈이다.
현대 경영의 핵심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자칫 기업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기 쉬운 시대에, 국립생태원의 이번 행보는 공공기관이 나아가야 할 묵직한 진정성을 시사한다.
생태 보전이라는 본연의 임무(E)를 지역 사회 약자를 돌보는 포용적 복지(S)와 완벽하게 융합해 냈기 때문이다.
이창석 원장은 “이번 사업은 단절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물리적 지원을 넘어, 우리가 지닌 생태적 가치와 지식 자산을 지역 사회와 함께 나누고 실천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자못 깊다”라며, “앞으로도 국립생태원은 지속 가능한 ESG 경영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와 상생하며, 가장 깊고 어두운 곳까지 온기를 전하는 사회적 책임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단절된 회색 벽에 생명의 숲을 입힌 국립생태원의 이번 ‘연금술’은, 진정한 생태란 결국 사람과 사람이 서로의 든든한 그늘이 되어주는 것에서 완성된다는 숭고한 진리를 우리 사회에 묵직하게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