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n뉴스=서천] 권주희 기자 = 진정한 과학의 발원지는 첨단 장비가 즐비한 거대한 연구실이 아니다.
그것은 미지의 세계를 향해 서슴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소년들의 맹렬한 호기심, 그리고 그 해답을 기어이 찾아내고야 마는 집요한 땀방울 속에 존재한다.
충남 서천군 장항중학교(교장 박윤신)가 이토록 묵직하고도 아름다운 진리를 세상에 증명해 냈다.
지난달 18일, 도내 최고의 과학 영재들이 자웅을 겨룬 ‘2026 충남 과학실험한마당’에서 장항중 2학년 한자우, 박승혁 학생이 최상위 단상에 오르며 영예의 금상을 거머쥐었다.
이는 단순한 수상 소식을 넘어,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불리는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순수한 열정과 탐구력만으로 극복해 낸 경이로운 쾌거다.
현대 사회에서 과학교육은 종종 거대한 자본과 인프라의 싸움으로 여겨진다.
대도시의 촘촘한 사교육망과 첨단 실험 시설을 갖춘 학교 학생들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는 섣부른 편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한자우·박승혁 학생과 구무환 지도교사가 보여준 행보는 이러한 ‘과학 한계론’을 정면으로 산산조각 냈다.
이들의 무기는 화려한 교보재가 아니었다.
방과 후의 고요한 교실과 모두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는 주말의 텅 빈 학교야말로 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실험실이었다.
구무환 교사의 치밀하고도 헌신적인 가이드 아래, 두 학생은 정해진 매뉴얼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대신 스스로 변인을 통제하고 가설을 뒤집어보는 모험을 감행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토론하며 실험을 반복한 이들의 여정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한 편의 ‘연금술’과도 같았다.
충남 과학실험한마당은 단순한 지식의 양을 평가하는 시험지가 아니다.
제시된 과제 앞에서 얼마나 주도적으로 사고하고,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실험을 설계하여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는지를 살피는 고도의 실전 무대다.
심사위원들을 매료시킨 것은 바로 이 지점이었다.
한자우·박승혁 학생은 훈련된 정답을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학적 원리를 자신들만의 시각으로 꿰뚫어 보며 체계적인 분석을 선보였다.
이는 단기 속성이나 주입식 교육으로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장항중학교만의 살아 숨 쉬는 ‘탐구 중심 교육’이 맺은 찬란한 결실이다.
이번 장항중의 금상 수상은 서천군이라는 지역 사회를 넘어, 인프라의 부재를 탓하며 위축되어 있던 전국의 수많은 소도시 학교들에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환경이 결과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대하는 태도와 치열한 몰입이 결국 승패를 가른다는 웅변이나 다름없다.
이제 두 학생은 충남도의 긍지를 가슴에 품고 전국대회라는 더 거대한 무대로 나아간다.
전국구 인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이들의 발걸음은 이미 수상의 결과와 상관없이 대한민국 과학교육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화려한 온실 속 화초가 아닌, 거친 들판에서 스스로 자양분을 찾아내며 만개한 장항중의 두 과학 영재. 이들이 전국 무대에서 쏘아 올릴 또 한 번의 금빛 신호탄을 온 국민이 숨죽여 기대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