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n뉴스=서천] 권주희 기자 = 늙어감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나, 병들어 고통받는 것은 결코 방관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다.
초고령화 사회라는 거대한 파고가 지방 도시를 덮치고 있는 가운데, 충남 서천군이 묵묵히 다져온 ‘건강 방벽’이 올해로 10년의 금자탑을 쌓아 올리며 지역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보건소가 10년 넘게 우직하게 추진해 온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사업’은 단순한 의료 지원을 넘어, 군민의 존엄한 노후를 지켜내는 든든한 생명줄로 자리매김했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그 자체로도 두려운 질환이나, 진정한 공포는 이들이 불러오는 ‘합병증’에 있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은 예고 없이 찾아와 환자의 생명을 앗아가거나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기는 이른바 ‘침묵의 살인자’다.
보건소는 질병이 발현된 후 치료하는 수동적 의료를 넘어, 병의 뿌리를 미리 찾아내 뽑아내는 ‘선제적 예방의학’으로 일찌감치 눈을 돌렸다.
지난 2014년 첫 삽을 뜬 ‘심뇌혈관질환 합병증 검진 지원사업’은 이러한 철학의 숭고한 결실이다.
보건소는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혈관의 막힘을 미리 내다보는 경동맥초음파 ▲실명의 위협을 조기에 차단하는 안저검사 ▲신장 기능의 붕괴를 경고하는 미세단백뇨 검사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혈관 속 시한폭탄의 뇌관을 사전에 제거하여 군민들이 적기에, 그리고 완벽하게 치료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강력한 방패다.
만성질환의 덫은 육체적 고통에만 머물지 않는다. 끝없이 이어지는 약값과 병원비는 고령의 환자들에게 무거운 경제적 족쇄로 작용한다.
치료를 포기하는 순간 합병증의 늪에 빠지게 되는 악순환, 서천군은 이 지독한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2018년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주민등록상 서천군에 주소를 둔 65세 이상 고혈압·당뇨병 환자에게 ‘약제비 본인부담금’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혜택이 아니다. ‘돈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약을 드시라’라는 지자체의 따뜻한 위로이자, 치료를 중단하지 않도록 이끄는 강력한 동기부여다.
약제비 지원은 환자들이 지속해서 건강관리를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재 합병증 검진 지원사업은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운영되며, 관할 보건기관(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을 통해 누구나 쉽게 그 혜택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1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멈춤 없이 이어져 온 이 사업은, 군이 군민의 생명과 건강을 얼마나 무겁고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훈장과도 같다.
나성구 보건소장은 “고혈압과 당뇨병은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 질환인 만큼 조기 검진과 지속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앞으로도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사업을 지속으로 추진해 군민 건강증진과 건강한 지역 사회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서천군의 지난 10년은 눈부셨지만, 질병과의 싸움에 마침표는 없다. 10년의 뚝심으로 빚어낸 서천군의 빛나는 생명의 방패가, 앞으로도 수많은 군민의 곁에서 가장 든든하고 따뜻한 파수꾼이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