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홍영택 기자 = 농업은 더 이상 땀과 흙먼지만으로 설명되는 1차 산업이 아니다. 데이터로 기후를 통제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식물의 부가가치를 수십 배로 증폭시키는 최첨단 생명공학의 경연장이다.
이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기 한가운데서, 충남 서천군의 청년농업인들이 지역 농업의 판도를 뒤바꿀 거대한 혁신의 씨앗을 품고 돌아왔다.
군이 미래 농촌을 이끌어갈 서천군4-H연합회 소속 청년농업인 35명과 함께 추진한 ‘국내 우수농장 배낭연수’는 단순한 견학의 차원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이것은 낡은 농업의 공식을 깨부수고, 서천의 들녘을 디지털과 융합 산업의 전초기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젊은 개척자들의 위대한 출정식’이었다.
농산물은 수확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가 시작되는 출발점이다.
식량·가공 분야를 선택한 청년농업인들의 발걸음은 대한민국 농업 연구의 요람인 전주 국립식량과학원과 익산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을 향했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단순히 벼의 품종을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병충해와 기후 변화를 이겨내는 우수 품종의 과학적 원리를 탐구하고, 드론과 센서가 결합된 ‘스마트 정밀농업 기술’이 어떻게 수확량을 극대화하는지 목도했다.
특히 청년식품창업센터에서는 평범한 농산물이 세련된 포장과 독창적인 가공 기술을 입고 글로벌시장을 호령하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체득하며, 서천 농산물이 나아가야 할 거시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슴에 새겼다.
날씨에 기대어 한숨 짓던 시대는 끝났다. 원예·가공 분야의 청년들은 장성군과 정읍시의 최첨단 스마트팜 우수농장으로 향해 다가올 농업의 미래를 직접 만졌다.
이들이 마주한 ‘순환형·큐브형 스마트팜’은 흙과 햇빛 대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작물을 길러내는 거대한 하이테크 공장이었다.
온도, 습도, 일사량, 영양분 공급이 소수점 단위까지 제어되는 현장에서, 청년들은 농업이 철저한 ‘데이터 사이언스’임을 확인했다.
이미 그 기술을 바탕으로 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선배 청년창업농들의 생생한 성공 스토리는, 서천의 청년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강력한 동기부여이자 가장 확실한 실전 지침서가 되었다.
이번 배낭연수가 지니는 가장 폭발적인 잠재력은, 현장에서 얻은 영감이 공상으로 끝나지 않도록 ‘품목별 멘토지도사’가 동행했다는 점이다.
이론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베테랑 멘토들은 청년들이 마주한 첨단 기술을 서천의 토양과 각자의 영농 규모에 어떻게 접목해야 할지 날카로운 통찰을 제공했다.
이는 곧 연수지에서 배운 최신 경영 노하우가 서천의 영농 현장에 즉각적으로 이식될 수 있는 강력한 실용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김도형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청년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 정착과 미래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장교육과 스마트농업 기술 지원을 파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소장의 다짐은 흔들림 없는 지원의 약속이다. 서천군은 이번 연수를 기폭제 삼아 품목별 애로기술을 밀착 해결하고, 4-H연합회와 연대하여 연구와 실천이 선순환하는 농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가벼운 배낭을 메고 떠났던 35명의 서천 청년농업인들. 그들이 가득 채워 돌아온 것은 단순한 기념품이 아닌, 서천 농업의 지형도를 완전히 뒤바꿀 ‘혁신의 마스터플랜’이다.
젊은 피와 첨단 기술이 융합된 서천의 흙에서 앞으로 어떤 찬란한 미래가 싹을 틔울지, 대한민국 농업계의 시선이 이들 개척자들의 다음 발걸음을 향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