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권주희 기자 = 지방소멸이라는 거센 한파가 대한민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지금, 생존을 위한 지자체들의 몸부림은 거창한 인프라 유치나 단기적인 현금성 지원에 머무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진정한 지역의 자생력은 거리가 아닌, 그곳에 뿌리내린 ‘사람의 건강한 호흡’에서 시작된다.
이를 가장 먼저 꿰뚫어 보고, 지역 보건복지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혁신한 곳이 있다. 바로 충남 서천군이다.
군은 최근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26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평가’에서 종합부문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며 기관 표창과 500만 원의 포상금을 거머쥐었다.
2024년 전략부문 우수기관, 2025년 종합부문 최우수기관에 이은 3년 연속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이라는 금자탑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성과를 넘어, 서천군이 대한민국 지역사회 건강증진의 ‘절대적 표준(Standard)’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선포하는 쾌거다.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은 금연, 절주, 신체활동, 영양, 비만 예방 등 무려 13개 영역을 아우르는 고난도의 복지 종합 예술이다.
군의 3년 연속 제패 비결은 이 방대한 영역을 관행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지역이라는 캔버스 위에 가장 돋보이는 색채로 새롭게 직조해 낸 ‘기획력’에 있다.
우선 군은 책상머리 행정에서 과감히 탈피했다.
차가운 건강 통계 지표를 현미경처럼 분석하는 동시에, 현장 곳곳으로 스며들어 군민들의 뜨거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데이터와 휴머니즘이 결합된 이 상향식(Bottom-up) 설계는 지역 주민들의 실질적인 결핍을 정확히 타격하는 맞춤형 목표 설정으로 이어졌다.
13개의 분절된 사업이 ‘서천군민의 건강수명 연장’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교향곡으로 완벽하게 연주된 셈이다.
이번 평가에서 심사위원들을 매료시킨 서천군의 결정적 한 방은 단연 ‘다문화가족 건강이음, 서천군 건강한 미래’ 프로젝트였다.
이는 농어촌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위기가 아닌, 새로운 복지의 최전선으로 해석해 낸 탁월한 통찰의 결과물이다.
언어의 장벽과 낯선 문화 속에서 다문화가족이 겪는 고립감은 필연적으로 ‘건강 불평등’으로 직결된다.
군은 이 지점을 짚어냈다.
이주 여성들의 건강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영유아 양육을 밀착 지원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가동함으로써, 다문화가족이 온전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튼튼한 토양을 제공했다.
이는 단순히 보건소의 프로그램 하나가 성공한 것이 아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다문화 시대로 진입한 대한민국 지방정부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공동체를 결속하고 인구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가장 따뜻하고 강력한 해답’을 제시한 것이다.
영예로운 트로피 앞에서도 군의 시선은 이미 다음 목적지를 향하고 있다.
나성구 서천군 보건소장은 “앞으로도 지역 맞춤형 건강 프로그램의 다각화로 건강 격차를 줄여 주민의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라며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