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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천농협-한산농협 합병 기로… ‘경영 정상화’ vs ‘부실 책임 규명’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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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천농협 “거시경제 악화 따른 불가항력… 3천억 지원으로 조합 살려야”
합병 반대위 “경영진 무능 덮으려는 꼼수… 합병 전 원인 규명·사퇴 촉구”
9월 조합원 찬반 투표가 분수령… 4개 면 아우르는 거대 농협 탄생 ‘주목’

 

[sbn뉴스=서천] 권병일·권주영 기자 =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 거시경제 한파가 지역농협의 위기로 번지고 있다.

 

연체율 급증으로 자산건전성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지정된 충남 서천군 동서천농협이 인근 한산농협과의 흡수합병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를 둘러싼 조합 내 찬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동서천농협 측은 농협중앙회의 자금 수혈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반면, 반대 측 조합원들은 합병에 앞선 ‘명확한 부실 책임 규명’을 촉구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동서천농협 측 “외부 요인에 의한 위기… 합병만이 현실적 생존 방안”

 

동서천농협 경영진은 최근 불거진 부실 대출 위기가 방만 경영이나 고의적 불법 대출이 아닌, 부동산 가치 하락과 건설 경기 악화 등 불가항력적 외부 요인에서 기인했다고 설명한다.

 

이정복 동서천농협 조합장은 이번 사태가 외부 대출 및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잠재적 부실’임을 강조하며,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대환대출을 선제적으로 중단하는 등 방어 조치를 취해왔다고 밝혔다.

 

동서천농협 측이 제시하는 타개책은 농협중앙회의 막강한 지원을 전제로 한 ‘합병’이다.

 

한산농협과 합병할 경우 중앙회로부터 3,000억 원 이상의 자금 지원을 받고 부실채권 인수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합 경영진은 이를 통해 신속한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직원 고용 승계와 조합원 권익 보호 등 조직 전체를 살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반대위 “부실 책임 은폐하는 야합… 원인 규명과 경영진 사퇴가 먼저”

 

반면, 합병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지난달 28일 기산면 동서천농협 본점 앞에서는 ‘동서천농협 합병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조합원 70여 명이 모여 합병 절차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비대위 측은 현재의 위기를 ‘경영진의 무능으로 쌓인 과다 부실 대출’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동서천농협 측이 추진하는 합병이 부실 경영의 책임을 뒤로 숨기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부실 경영 책임자 명명백백 공개 ▲조합장 등 경영진의 즉각 사퇴 ▲납득 불가한 졸속 합병 추진 중단 등을 요구하며, “합병보다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선행되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 9월 찬반투표가 운명의 분수령

 

조합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이정복 조합장은 무거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합병을 계기로 차기 조합장 선거에 불출마하겠다”라며 배수진을 쳤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조합 회생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나, 반대 측의 불신을 온전히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동서천농협의 운명은 오는 9월 치러질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농협중앙회 구조 개선팀의 지휘 아래 8월 3일(한산농협)과 4일(동서천농협) 대의원 합병설명회가 열리며, 이후 전체 조합원 대상 설명회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9월 찬반 투표가 가결되어 관계 부처의 인가 절차를 밟게 되면, 내년 1월 실무 절차를 거쳐 2월 1일 자로 합병 등기가 완료된다.

 

이 경우 한산, 기산, 마산, 화양 등 4개 면을 아우르는 조합원 3,000명 규모의 거대 농협이 탄생하게 된다.

 

거시경제의 파고 속에서 3천억 원 규모의 지원을 마중물 삼아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지, 내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진통을 이어갈지, 9월 투표함을 향해 지역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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