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나종학 기자 = 붉은 노을이 융단처럼 내려앉은 충남 서천의 광활한 갯벌 위로, 마치 오랜 약속을 지키려는 듯 반가운 손님들이 날아든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서천갯벌의 벅찬 생명력을 증명하듯, 매년 봄과 가을이면 한 치의 어김도 없이 서천의 품을 찾아오는 갯벌의 낭만객.
그 주인공이 바로 올여름 서천의 대자연을 상징할 얼굴로 떠올랐다.
서천군 지속가능발전협의회(대표 신상애)는 2026년 8월, 서천의 눈부신 생태계를 대표할 ‘이달의 새’로 우리나라 갯벌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나그네새인 ‘뒷부리도요(Terek Sandpiper)’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작은 무리에서부터 수백 마리가 거대한 은빛 군무를 지어 비행하는 이들의 웅장한 날갯짓은, 서천의 갯벌을 찾는 이들의 가슴에 잊을 수 없는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광활한 진흙밭에서 뒷부리도요를 마주한다면 가장 먼저 시선을 빼앗기는 것은 단연코 하늘을 향해 살짝 굽어 올라간 독특하고 매력적인 부리다.
몸집에 비해 유난히 짧은 다리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탓에, 그 걸음걸이는 마치 갯벌 위를 미끄러지듯 경쾌하고 신속하기 그지없다.
이들의 사냥 방식 또한 경이로움 그 자체다. 긴 부리를 진흙 구멍 깊숙이 찔러 넣어 먹이를 찾는 일반적인 도요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뒷부리도요는 갯벌에 채 물이 차지 않은 틈을 타 특유의 빠른 발과 절묘한 부리를 무기 삼아, 게나 갯지렁이가 구멍 속으로 숨어들기 직전 맹렬하게 뒤쫓아 낚아챈다.
마치 물떼새를 연상케 하는 이 역동적이고 맹렬한 사냥의 춤사위는 생(生)과 사(死)가 교차하는 갯벌 생태계의 펄떡이는 활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아름다운 나그네새는 금강하구를 비롯해 송림, 솔리, 장구만, 다사리, 장포리, 선도리, 월호리, 그리고 생태계의 위대한 보고인 유부도에 이르기까지 서천의 주요 갯벌과 연안 전역을 누비며 웅장한 생명의 향연을 펼친다.
서천의 갯벌이 이 여린 생명들에게 얼마나 완벽한 쉼터이자 풍요로운 만찬의 장인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대목이다.
서천지속협 홍성민 사무국장은 “매년 봄과 가을, 변함없이 서천의 품으로 돌아오는 뒷부리도요는 우리 갯벌이 얼마나 건강하고 비옥한지를 대변해 주는 자랑스러운 ‘갯벌의 단벌 신사’”라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라는 숭고한 이름표를 단 서천갯벌이, 뒷부리도요를 비롯한 수많은 도요물떼새들에게 언제까지나 안전한 휴식처이자 생명의 요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갯벌 보전과 지속 가능한 생태계 관리에 우리의 모든 열정과 사활을 걸겠다”라고 밝혔다.
인간과 대자연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아름다운 서천의 갯벌. 다가오는 가을에도 어김없이 찾아와 은빛 날갯짓으로 대자연의 웅장한 서사시를 써 내려갈 ‘단벌 신사’ 뒷부리도요의 우아한 춤사위가 벌써부터 서천군민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