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홍영택 기자 = 충남 서천의 풍요로운 가을 들녘을 앞두고, 과수원의 푸른 생명력을 앗아가는 무자비한 불청객이 습격했다.
땀 흘려 가꾼 한 해 농사의 결실이 잿빛 재앙 앞에 위협받는 가운데, 서천군이 과수 농가를 향해 뼈를 깎는 철저한 예찰과 사활을 건 적기 방제를 강력히 호소하고 나섰다.
서천군 농업기술센터는 최근 과수와 가로수를 무차별적으로 초토화하는 ‘미국흰불나방’ 2화기 유충이 맹렬한 기세로 발생함에 따라 긴급 방제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본래 이 해충은 5~6월과 7~8월, 연 2회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유례없는 늦더위 등 변덕스러운 기후변화의 여파로 9~10월까지 3화기 유충이 출몰하는 기형적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과수 농가의 팽팽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흰불나방의 파괴력은 가히 치명적이다.
성충 단 한 마리가 무려 600~700개의 알을 쏟아내며, 여기서 부화한 유충들은 3령기까지 끈적한 실을 토해내 나뭇잎을 흉측하게 감싼 채 집단 서식한다.
이들은 잎의 엽맥(뼈대)만 앙상하게 남긴 채 푸른 잎육을 게걸스럽게 갉아먹으며 수목의 생존 기반을 잔혹하게 파괴한다.
진정한 공포는 이들이 4령기에 접어들며 시작된다.
폭발적으로 식욕이 늘어난 유충들은 군집을 이탈해 사방으로 흩어지며, 닥치는 대로 수목 전체의 잎을 흔적도 없이 먹어 치운다.
사과와 배 등 과수는 물론, 농가 주변의 유실수와 가로수까지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며, 도심과 마을로 파고들어 주민들에게 극심한 혐오감을 안겨주는 맹독성 해충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막대한 피해를 막을 유일한 열쇠는 유충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기 전, 하얀 둥지 속에 모여 꿈틀거리는 ‘어린 군집기’를 노려 일망타진하는 것뿐이다.
이 절대적인 골든타임을 놓치면 방제 효과는 급감하고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지게 된다.
송진관 농업기술센터 원예특작팀장은 “미국흰불나방은 초기 방제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과수원의 명운이 엇갈리는 치명적인 해충”이라며 “방제 효과가 가장 극대화되는 시기는 놈들이 한데 뭉쳐있는 어린 유충기이며, 이때가 싹을 자를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농가에서는 내 자식 같은 과수원을 수시로 살피며 촘촘한 예찰망을 가동해 주시길 바란다”라며, “피해 잎을 발견하는 즉시 제거하거나 등록 약제를 철저히 살포해 초기 방어선 구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