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홍영택 기자 = 황금빛으로 물들어야 할 풍요의 들녘에 소리 없는 불청객이 들이닥쳤다.
충남 서천군이 늦더위와 폭염을 자분 삼아 급속히 세력을 불리고 있는 ‘벼멸구’ 확산에 제동을 걸기 위해 지역 농가에 강도 높은 ‘적기 방제’를 주문하고 나섰다.
농업기술센터는 최근 관내 병해충 정밀 예찰을 실시한 결과, 미르찰과 한아름찰 등 감수성 벼 품종을 중심으로 벼멸구의 약충과 성충 밀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남부 등지에서 기류를 타고 날아오는 대표적 비래해충인 벼멸구는 지난 6~7월 국내로 유입된 이후, 최근까지 맹위를 떨친 폭염을 등에 업고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세대를 교체하며 개체 수를 불려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의 은밀한 습성이다.
벼멸구는 주로 수면 위 10㎝ 부근의 볏대 하단부에 웅크린 채 벼의 진액을 탐식한다.
논두렁에서 겉모습만 훑어보아서는 초기 발생을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다.
방제 시기를 놓쳐 발생 밀도가 높아지면 벼의 생육이 꺾이고 낟알이 여무는 등숙률이 곤두박질친다.
피해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벼 포기가 무더기로 타들어 가듯 말라 죽는 치명적인 ‘호퍼번(hopper burn)’ 현상으로 이어져 한 해 농사를 송두리째 망칠 수 있다.
이에 센터는 벼 포기가 무성해지는 출수기 이후의 특성을 고려한 ‘정밀한 방제’를 거듭 강조했다.
무성한 잎사귀 탓에 약액이 볏대 아래쪽 깊숙한 곳까지 닿기 어려운 만큼, 반드시 벼멸구 전용 약제를 사용해 벼 포기 하단부까지 약제가 흠뻑 스며들도록 살포해야만 실질적인 방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무엇보다 군은 이미 지자체 차원의 공동방제를 마친 논이라도 절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방주영 식량작물팀장은 “농가에서는 수시로 논의 안쪽을 들여다보며 벼멸구의 발생 여부와 밀도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라고 짚으며, “공동방제를 시행했더라도 결코 안심하지 말고, 개체가 확인될 경우 주저 없이 적기에 추가 방제를 단행해 피해 확산을 철저히 막아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