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산업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가장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최첨단 미래 산업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 농촌 인구의 급격한 고령화, 그리고 지방소멸이라는 무거운 파고 앞에서 대한민국 농업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더 이상 하늘을 우러러보며 흘리는 땀방울에만 의존하는 1차 산업의 낡은 틀로는 다가올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충남 서천군에서 들려온 한 농업인의 가슴 벅찬 성공 스토리는 위기에 처한 우리 농촌이 나아가야 할 명확한 방향성과 찬란한 희망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어 그 의미가 자못 크다. 서천군의 쪽파 수경재배 농업인 김덕중 씨가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하는 ‘제7회 농업마이스터(장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농업마이스터는 단순한 우수 농가를 넘어 해당 품목에 대한 독보적인 전문기술과 탁월한 경영 능력을 모두 갖춘 ‘대한민국 농업 최고 권위자’에게만 부여되는 영예로운 칭호다. 1차 필기시험부터 4차 지정심의까지,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4단계의 엄격한 검증을 통과해야만 한다. 이번 7회 심사에서 전국을 통틀어 단 31명만이 이 좁은 문을 통과했다는 사실은 그 권위와 무게감을
인생은 선택의 게임이며, 그 선택에는 사람마다 일정한 경향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적을수록 그런 경향은 더 두드러진다. 선택의 큰 흐름은 하나의 입장을 지키는 것과 상황에 맞춰 적절히 대응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어느 것이 더 낫다고 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몇 가지 삶의 지침이 필요하고, 그것들이 다양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판단의 기준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선택에서 일정한 취향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일에 대해 일정한 소신으로 같은 입장을 취할 때, 우리는 그것을 일관되다고 말한다. 일관됨이란 시간과 장소가 변해도 기본적인 생각이나 행동에 변화가 없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일관됨에는 단순하고 우직한 면이 있지만, 알기 쉽다는 큰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일관됨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불확실한 미래 상황에 대한 일종의 방어 수단으로 여기에 의지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선택도 확실한 보장이 없으니 익숙하고 알기 쉬운 길을 택하려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입장이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단지 문제를 회피하려고 일관됨을 선택해서는 곤란하다. 알기 쉽다는 것은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상대방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은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무겁고 시급한 국가적 난제다. 그동안 수많은 지자체가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으며 거대한 건물을 짓고 화려한 인프라를 조성하는 이른바 ‘하드웨어(Hardware) 중심’의 도시 재생에 매달려왔다. 하지만, 최근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서 불어온 ‘장항 브리즈(JANGHANG BREEZE)’라는 이름의 신선한 바람은, 쇠락해 가는 지역을 되살리는 진정한 힘이 결코 차가운 콘크리트 구조물에 있지 않음을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다. 서천군새마을금고와 로컬 크리에이티브 기업 오르비스가 손잡고 주민들과 함께 쏘아 올린 이 프로젝트는, 지역 혁신의 공식을 완전히 뒤바꾼 놀라운 쾌거다. 이번 장항 브리즈 프로젝트에서 가장 돋보이는 지점은 지역 재생의 매개체로 ‘향기’와 ‘색채’라는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요소를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기억을 가장 강력하게 지배하고 오래도록 머물게 하는 것은 후각과 시각이다. 장항은 과거 번성했던 항구와 산업도시로서의 낡은 이미지를 억지로 지우려 하지 않았다. 대신 주민들이 직접 거리를 거닐며 동네와 가장 잘 어울리는 향을 맡아보고 투표로 결정하는 ‘향 콘테스트’를 열었다. 이는
가을의 유의어는 ‘아이러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낮 동안 대지를 날카롭게 달구는 햇볕은 여전히 한여름의 꼬리를 붙잡고 있지만, 하늘이 알록달록 물들기 시작할 즈음이면 어느새 슬그머니 자취를 감춥니다. 남는 것은 목덜미를 스산하게 간질이는 바람입니다. 뜨거움과 서늘함이 한데 얽혀 짜낸 계절, 가을입니다. 이 계절은 내가 지금 어느 계절을 걷고 있는지 자꾸만 가늠하게 만듭니다. 여름이라고 하기엔 찬 기운에 털이 쭈뼛 서고, 가을이라고 하기엔 더운 기운에 땀방울이 맺힙니다. 이 9월의 모호함을, 저는 가을의 아이러니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 모호한 계절감은 방학을 끝내고 다시 문을 연 교실의 풍경과도 고스란히 겹칩니다. 여전히 여름이라며 반팔을 입고도 펄럭이는 아이와 얇은 바람막이의 모자까지 동여맨 아이를 볼 때면, 가을의 아이러니가 연거푸 느껴집니다. 여름 내내 저마다의 집에서 저마다의 여름을 품은 채 조용히 닫혀 있던 아이들이 교실이라는 한 공간으로 다시 모여듭니다. 어색함도 잠시, 9월의 교실은 이내 저마다의 개성과 방학 동안 자라난 생각들을 뿜어내며 왁자지껄 어우러집니다. 비로소 저마다의 색을 드러내는 아이들의 숨결 속에서 여름은 조금씩 비워지고, 교실에는
충남 서천군의 문화예술계와 지역 경제 전반이 참담한 절망과 분노의 늪에 빠졌다. 장장 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서천군민과 지역 예술인들이 간절히 품어온 ‘서천문화예술회관 신축’이라는 찬란한 꿈이, 예산 부족을 핑계 삼은 행정의 매몰찬 가위질 앞에 처참히 찢겨나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신축 사업 백지화는 단순한 문화예술 인프라 상실을 넘어, 지역 내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의 위축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와 골목상권마저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맹렬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서천군은 지난 3일, 당초 202억 원으로 추산됐던 문화예술회관 건립 사업비가 474억 원으로 폭증함에 따라 신축 사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군은 그 대안으로 건립된 지 38년이 지난 기존 ‘문예의 전당’을 리모델링하고, 매년 10억 원의 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아울러 신축을 포기함으로써 확보된 재정 여력은 농어촌 기본소득 등 복지와 안전을 비롯한 민생에 투입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도 곁들였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군의 이러한 결정 이면에 수백억 원의 막대한 손해를 군민의 피땀 어린 혈세로 틀어막으려는 무책임한 ‘계산기 행정’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충남 서천군 마량리 앞바다가 무책임한 개발 논리와 얄팍한 비용 절감의 희생양으로 전락하며 시커먼 절망의 빛으로 타들어가고 있다. 옛 서천화력발전소 폐쇄 이후 잃어버렸던 아름다운 옛 동백정 해수욕장의 명성을 되찾겠다던 야심 찬 복원 사업이, 총체적 부실과 기만행위로 얼룩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분진과 소음을 묵묵히 감내하며 오직 맑은 바다가 돌아오기만을 학수고대했던 지역 주민들에게 작금의 사태는 단순한 실망을 넘어 씻을 수 없는 배신감과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주민 대책위원회가 고발한 복원 현장의 실태는 실로 참담함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투명하고 눈부신 은빛 모래가 채워져야 마땅할 해수욕장 터에는 보령 남포 등지에서 파온 출처 불명의 시커먼 뻘덩어리가 마구잡이로 쏟아지고 있다. 청정 해변의 부활을 꿈꿨던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악취가 진동하는 진흙밭에 파묻힐 처지에 놓인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대목은 발전소의 거대한 기초 콘크리트 잔재물과 수명이 다한 지하 구조물들이 온전히 철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땅속에 암매장되고 있다는 의혹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겉만 번지르르하게 포장한 채 미래 세대에게 썩어가는 환
지난 2024년 1월, 매서운 겨울바람 속에 발생한 화재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던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 상인들이 또다시 깊은 절망의 늪에 빠졌다. 잿더미 위에서 눈물로 버티며 부활의 희망을 품어온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상인들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기형적인 ‘반쪽짜리 재건축 도면’이다. 수백억 원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공공사업이 철저한 밀실 행정과 부실한 관리·감독 속에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설계 변경 논란을 넘어 지자체의 행정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중대 사안이다. 가장 큰 문제는 상인들의 호구지책과 직결된 점포 면적의 무자비한 축소다. 당초 약속되었던 1점포당 5평의 공간은 단독 응찰 업체의 자의적인 재단에 의해 3평(약 9.9㎡) 남짓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3평이라는 옹색한 공간은 수산물 상인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활어 수조와 냉장 설비조차 들이기 벅찬 비좁은 면적이다. 농산물이나 건어물 상인들 역시 매대를 설치하고 나면 물건을 보관할 창고는커녕 손님 한 명 제대로 서 있을 동선조차 확보하기 어렵다. 화재 이후 열악한 임시 시장에서 묵묵히 견뎌온 상인들에게 이른바 ‘닭장 점포’를 내미는 것은
‘방학’은 한자로 ‘放學’이라 씁니다. 놓을 방(放)에 배울 학(學). 배움을 잠시 내려놓는 시간입니다. 영어로는 Vacation, 프랑스어로는 Vacances. 두 단어 모두 라틴어 vacare(비우다)에서 태어났습니다. 방학은 하루를 잠시 비워 두고, 다시 채워 가는 시간인 셈입니다. 하지만 집은 방학이 되어서야 비로소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학교의 시간이 비워진 자리에는 남편의 발소리와 아이의 말소리가 들어섭니다. 아침은 조금 늦어지고, 점심은 더 부지런해지고, 저녁은 한층 소란스러워집니다. 방학의 집은 온종일 사부작 움직임들로 차오릅니다. 그리고 한바탕 비가 쏟아지면, 방학의 집은 더욱 가득 차버립니다. 비 오는 날의 낮고 눅눅한 공기는 소리를 멀리 보내지 못합니다. 남편의 발소리와 아이의 말소리, 사부작 움직임들은 공연장의 메아리처럼 천장과 벽 사이를 오래 맴돕니다. 빗소리까지 더해지면 방학의 집은 작은 공연장처럼 빈틈없이 울립니다. 오키나와의 아쿠아리움, 마카오의 서커스, 베트남의 수중극장, 호주의 오페라하우스. 제 기억 속 공연장들은 하나같이 넓었고, 높았고, 오래 울렸습니다. 목소리 하나가 공연장을 몇 번이나 돌아올 만큼 울림이 길었습니다. 신기
한반도의 서쪽 바다, 서해는 유구한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의 삶을 지탱해 온 생명의 젖줄이자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천혜의 보고(寶庫)다.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광활한 연안과 금강을 비롯한 생명력 넘치는 하구 생태계는 그 자체로 인류가 보존해야 할 거대한 자연유산이다. 그러나 그 웅장한 가치에도 불구하고, 서해만의 독자적이고 특수한 해양 환경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할 국가 차원의 전담 연구 거점은 그동안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뼈아픈 현실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10일 충남 서천군에 닻을 올린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서해연구소 시범사업단’의 출범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을 만큼 역사적이고 환영할 만한 쾌거다. 우리가 서해연구소의 출범에 이토록 비상한 기대를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오늘날 서해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개발, 그리고 해양 쓰레기 문제 등으로 인해 전례 없는 생태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 해수면 상승과 연안 침식은 이미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당장 어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이 되었으며, 연안 하구의 환경 변화는 해양 생물 다양성을 급격히 훼손하고 있다. 이제 바다를 지키고 활용하는 일
광복절은 일본에서 해방되어 나라의 주권을 다시 찾은 날로 8월 15일을 기념하는 뜻깊은 국경일이다. 이는 해방과 자유라는 용어는 좋은 용어로 36년의 일제 통치 속박에서 자유로 해방되었기 때문이다. 1945년 8월 15일은 국권을 회복하고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는 과정을 아울러 광복으로 명명하며 기념하고 있다. 이날은 조선 문화를 회복하는 기쁜 날이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라는 정인보 작사, 유용하 작곡의 노래에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죄 많은 인간의 욕심은 자유가 오히려 죄가 되고 있다. 창조 질서를 훼손하고 자녀가 부모를 거역하고 학생이 선생의 지도받지 않고 수업 시간에도 핸드폰을 가지고 노는 자유, 학생이 임신할 자유, 인간이 짐승과 수간(獸姦)의 자유, 성전환의 자유 등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죄를 가중하는 것이다. 윤리와 도덕을 무질서하게 하는 악한 자유이다. 1. 일제 36년 동안 속박에서 해방과 자유를 주신 분에게 감사. 시136:10-11은 애굽의 장자를 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945년 8월 6일~9일에 제2차 세계대전을 마무리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므로 2
충남 서천의 청정한 바다는 거친 파도를 맨몸으로 견뎌온 어민들의 땀방울이 서린 생명의 터전이다. 그러나 이 신성한 바다 이면에서 벌어진 참혹한 비리 카르텔 의혹은 지역사회를 충격과 분노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최근 폭로된 서천 S어촌계 A계장을 둘러싼 수십억 원대의 횡령과 리베이트 의혹은 어촌계라는 공적 공동체가 단 한 명의 무소불위 권력자를 위해 어떻게 ‘추악한 사금고’로 전락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제 시선은 이 썩어빠진 환부를 도려낼 서천경찰서로 향하고 있다. 경찰은 지역사회의 명운을 건다는 각오로, 그 어떤 외압이나 성역 없이 이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토착 비리를 철저히 수사해야만 한다. 수사의 가장 시급한 핵심은 이른바 ‘스모킹 건(Smoking gun)’으로 등장한 ‘5년 치 입출금 비밀장부’의 실체를 한 점 의혹 없이 규명하는 데 있다. 2021년과 2022년 단 2년 동안 특정인 명의 등을 통해 무려 45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었다는 제보는 단순한 횡령을 넘어 거대 범죄 조직의 ‘기업형 비자금 세탁’을 의심케 한다. 수의계약을 무기로 조개 1망당 2천 원씩의 리베이트를 챙기고, 보조사업 자부담금을 타인 명의나 현금으로 은
이 바닷마을이 내 마을이기만을 바라던 때를 건너왔습니다. 누군가는 떠날 채비만을 하는, 또 누군가는 잃을 궁리만을 하는 이 마을이, 나에게는 숲속 오두막의 다락방 같은 곳이었습니다. 혼자만 알고 싶을 만큼 아까운 곳이었습니다. 가정을 꾸리고 난 지금은, 내 마을이 우리 마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제비가 편지를 물고 오듯, 이곳에서는 바다를 한입 가득 머금은 바람이 비 소식을 누구보다 먼저 물고 옵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오일장은 계절을, 아니 제철을 한 아름 품고 찾아옵니다. 장의 모퉁이에만 닿아도 오늘의 계절이 무엇인지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바람에 바다의 눅눅함이 스미기 시작한 지금, 복숭아와 포도, 자두와 매실이 한창 제철입니다. 바다를 곁에 둔 공원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잰걸음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헤아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흘이 지났습니다. 오일장이 서는 날이었습니다. 문득 실감한 시간의 흐름은 제 걸음마저 재촉했습니다. 장터 어귀에 이르기도 전에, 갓 튀겨낸 뻥튀기의 고소한 냄새와 한여름 열기에도 지지 않는 호떡 기름의 달큰한 냄새가 마중을 나오는 듯했습니다. 천막 아래에 즐비한 계절이 피워낸 것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같은 여름 햇살 아래에
충남 서천군이 지난 8년 동안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서천문화예술회관’ 신축 공사가 착공 3개월 만에 전면 중단되면서 지역사회가 극심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지방재정 악화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라는 서천군의 입장과, 적법한 합의를 거친 숙원사업을 일방적으로 짓밟은 행정 폭거라는 지역 문화예술계의 반발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오는 8월 3일로 예고된 대규모 집회는 양측의 대립이 단순한 이견을 넘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천군은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지혜를 모아 이 위기를 슬기롭게 타개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유승광 군수가 이끄는 서천군의 고충을 전혀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현재 서천군은 400억 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 만큼 재정 여건이 몹시 녹록지 않다. 문화예술회관 건립에 들어가는 총사업비 474억 원 중, 도비와 기금을 제외한 355억 원을 고스란히 군비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은 지자체 입장에서 분명 뼈아픈 부담이다. 더욱이 한정된 예산에 맞춰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할 경우 이른바 ‘깡통 건물’로 전락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향후 음향, 조명, 무대 등 필수 시설을 제대로
칠월의 땡볕은 붉다. 땡볕의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온 몸으로 맞아야하는 밭작물들이 견디고 있다. 비인에 볼일이 있어 차를 몰고 수로 길을 나서는데 어느새 불길을 뚫고 일어선 흰참깨꽃이 환하다 못헤 맹렬하다. 한여름의 땡볕을 극복하려고 참깨 씨를 꽉 깨문 씨통이 대견하다. 우리네는 어떨까. 농촌의 특성상 어르신들의 여름은 지루하도록 가혹하다. 바깥으로 자유롭게 나갈 수 없는 신체적 불편이 그렇고 또는 홀로 혹은 개나 고양이와 지켜내야 하는 외로움이 더더욱 그렇다. 지역사회의 농촌은 한계가 있다. 객지로 떠난 자식들에게 한 편의 전화라도 받는 것이 이제는 즐거움樂이 될 나이. 나 역시 일을 하고 있어 업무상 타동네 어르신들을 자주 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땡볕 여름을 건너는 법을 잘 전하진 못한다. 그렇다하더라도 돌아보고 싶은 것은 아직 나에게도 팔순의 엄마가 계시기 때문이다. 동네를 돌아 나오는데 장마에 대비한 공사가 여기저기 진행 중이다. 지금이 장마인데 부디 피해 없이 지나갈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도시가 도시를 연결하는 작업으로 첫걸음이 도로개설이다. 그러다 보니 지방도로의 폭이 좁고 구부러져 비효율적인 구간이 잔존한다. 새로 나는 도로를 현실적으로 설계
충남 서천군이 오는 8월 21일까지 ‘2026년도 서천군민대상’ 후보자를 추천받는다. 교육·문화, 체육발전, 지역개발, 사회봉사, 효행·선행 등 5개 핵심 분야에서 우리 사회를 묵묵히 지탱해 온 숨은 영웅들을 찾아내겠다는 취지다. 관 주도의 일방적 추천에서 벗어나 주민 10명 이상의 연서만으로도 후보를 낼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거주지 제한을 넘어 타지에서 고향을 빛낸 출향인사까지 포용하는 개방적인 추천 방식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묵묵히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이들을 발굴해 5만 서천군민의 이름으로 예우하는 것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건강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있어 매우 중차대한 과제다. 이렇듯 이번 2026년 서천군민대상 심사와 선정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하고 엄정해야 함이 필요하다. 이는 올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기 때문이다. 선거라는 거대한 정치적 소용돌이가 지나간 직후인 10월 1일 ‘서천군민의 날’에 시상식이 열린다는 점은, 이 상의 순수성을 지켜내기 위해 각별한 경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과거 여러 지자체에서 군민의 이름으로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상이 단체장의 당선을 도운 ‘선거 공신’이나 특정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