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보문산 일원서 마을 지명설화 간직한 ‘부사칠석제’ 열려

  • 등록 2016.08.14 1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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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시대를 기원으로 한 중구의 뿌리깊은 부사칠석제가 9일 부사다목적복지회관 등 보문산 일원에서 보존회원과 박용갑 청장, 이정수 중구의회 의장 및 마을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며 열렸다.

부사칠석놀이보존회(회장 송석태) 주관으로 개최된 부사칠석제는 오전 7시 보문산 선바위 치성을 시작으로 부사샘터에서 샘치기 및 샘고사, 합궁놀이 및 주민화합을 위한 놀이마당 순으로 진행됐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 1994년 보존회를 결성하고 현재 22명의 보존회원들은 마을의 안녕과 주민화합을 위해 매년 칠월칠석에 칠석제를 지내면서 민속놀이로 보존해 오고 있다.

부사칠석놀이는 지난 1992년 중구 민속놀이로 선정된 이후, 대전시 민속예술경연대회 최우수상(1993년), 제35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최우수 대통령상(1994년) 수상 등 많은 수상경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지난 2013년 중구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등 대전지역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로 전승되어오고 있다.

부사칠석문화제는 부사 마을의 지명설화에서 비롯된다. 백제시대에 이 마을은 윗말과 아랫말로 나뉘어 있었다. 두 마을의 가운데에 샘이 하나 있는데 샘의 주도권을 놓고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윗말에 사는 부용이라는 예쁜 처녀와 아랫말의 사득이라는 총각이 이 샘터에서 사랑에 빠졌다. 그 무렵 신라가 백제를 침략하자 사득은 백제군으로 나가 전쟁터에서 전사한다. 이를 알리 없는 부용처녀는 사득을 사모하며 매일 샘터에 나가 기다리다가 결국 뒷산 선바위에서 실족하여 죽는다.

그 후 몇 해가 지난 어느 해 여름, 극심한 가뭄으로 양쪽 마을 사람들은 심한 고통을 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양 마을의 어르신 꿈에 부용과 사득이 나타나 둘의 영혼결혼식을 올려주면 마을에 물을 주겠다고 하여 사흘 뒤인 칠석날 영혼혼례식을 치러주었다. 그러자 물이 펑펑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이후 매년 칠월칠석일에 선바위에서 치성을 드리고 영혼혼례식과 합궁놀이를 재현하고 부용의 ‘부’와 사득의 ‘사’자를 넣어 ‘부사(芙沙)’라는 마을이름을 붙였고 이를 보존하기 위해 부사칠석놀이를 만들었다.

송석태 보존회장은 “백제판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현대에도 감동을 주고 있다”며 “역사와 전통이 있는 이 민속놀이를 계승 발전시켜 동민이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news@newsey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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