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문단(文壇)] 서천역

  • 등록 2025.06.27 17: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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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엎드려도 아픈 소리 내지 않는

철로 위로 바깥 어둠이 부드럽게 흘러간다

 

철컥 , 철컥 지나는 곡선과 직선는 포옹 할 수 없는

흐릿한 장막 같아, 멀어진 길이 만큼 안부의 간격은

불안한 미로였다

 

저, 묵묵한 마중은 미로를 찾는 일

 

기운 생각들이 저물어 돌아오는 시간

서천역에 졸고 있던 바람이 눈에 젖는다

 

몇은 눈발에 젖고

몇몇은 가족 품에 젖는다

 

지금,

젖는 다는 것은 오랜 지명 속으로 체온을 찾아가는

길이었으므로

 

떠나는 바람의 방향은 알 수 없으나

외울 수 있는 11시 58분 무궁화호

무궁화 향기에 젖는 역사는 순환하며 꿈틀거렸고

한 번도 허기진 삶을 연착하지 않는 서천역에는

흰 비늘 꽃이 사륵 사륵 쌓였다

김도영 시인(한국문인협회 서천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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