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의 돌직구] 볼썽사나운 ‘군의원 간 막말’, 누가 퇴출 대상인가?

  • 등록 2025.09.12 13: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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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4일 서천 봄의 마을 광장 소녀상 앞에서 열린 ‘기림의 날’ 행사장에서 이강선 서천군의원이 동료 군의원인 홍성희 군의원을 겨냥해 “이 사회에서 퇴출해야 한다”라면서 직격했다.

 

기림의 날 행사를 두고 지역의 한 목회자가 사회관계망에 올린 윤미향 사면복권 관련 비판의 글에 홍성희 군의원이 “기림의 날 행사를 소녀상 앞에서 하는 것 모두 쇼이고 가짜”라는 댓글을 게시했다고 하여 이를 빗대어 “이 기림의 날을 폄훼하고 기림의 날의 의미를 모르는 정말로 무식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정말로 이 사회에서 퇴출해야 할 인간이 아니겠냐며 막말을 이어 갔다고 한다.

 

하필 광복절 특사로 윤미향이 사면 복권된 점은 윤미향의 범죄가 위안부 할머니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윤미향 사건은 윤미향 개인의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기부금 등을 횡령한 범죄 행위일 뿐, 윤미향으로 하여 일본군의 위안부 피해가 희석될 수도, 기림의 날 행사가 폄훼되어서도 안 된다.

 

소녀의 상 앞에서 기림의 날 행사를 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며, 이를 두고 “쇼이고 가짜”라고 한 홍성희 군의원의 표현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기림의 날 행사는 일본군의 위안부 만행과 그 피해를 잊지 말자는 국민적 공감대에서 열리는 행사이고, 일제의 위안부 만행을 기억하고 위안부들의 피해를 어루만지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에서 세워진 소녀상을 모독해서는 안 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기부금을 횡령한 윤미향의 범죄와 소녀의 상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윤미향이 소녀의 상 건립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소녀의 상과 기림의 날 행사가 폄훼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림의 날 행사가 소녀의 상 앞에서 열리는 것을 두고 “쇼이니 가짜이니”운운하는 것은 군의원의 자질을 의심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하여 이강선 군의원이 기림의 날 행사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동료 군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무식한 사람들’이니, 사회에서 퇴출해야 하느니 하는 발언 또한 공인이며 선출직 공직자인 지방의원이 공식석상에서 해야 할 발언인지도 의아하다.

 

그동안 이강선 군의원은 여러 차례 특정인을 지칭하며 ‘사회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라는 발언을 서슴없이 해왔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회에서 퇴출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정치인들의 입이 거칠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원색적인 욕설로 보여지는 표현들도 서슴없이 내뱉는 것이 정치인의 특권이라고 판단한다면 크나큰 착오이다.

입이 거칠고 걸핏하면 욕설을 내뱉는 것은 개인의 품성이며, 인격과 관련된 문제이다.

 

하지만 공식 석상에서 동료의원들을 빗대어 대놓고 퇴출 대상이라고 운운하는 것은 군의회 차원에서 군의회의 명예를 훼손하고 군의회의 품격을 스스로 폄훼시키는 볼썽사나운 행동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집행부를 향한 막말로 군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던 군의원들이 이제는 동료 의원 간 막말로 이어지면서 과연 ‘누가 퇴출 대상인가?’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의회는 품위와 품격을 존중해야 하는 기관이다.

 

의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이고, 국민의 대변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회의 구성원 몇 명의 돌발적인 언행으로 전체 의회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동료의원으로서 같은 자리에 앉자 서로 술잔을 나누며 화기애애했던 때는 언제이고 이제는 사회에서 퇴출 대상이라고 비난의 칼날을 세우는 행위 자체가 어불성설인지 ‘제 버릇 개 못 준다’라는 옛말이 떠오르는 것이 마음 상할 뿐이다.

김정태 상임대표(서천주민자치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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