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문단(文壇)] 가을의 그림자(秋影)

  • 등록 2025.11.30 19: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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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빌딩, 그 가장 높은 끝에서

여름을 떠나보내는 매미의 울음이

바람 속에 가늘게 흩어진다

 

저 매미는 외로움을

처절한 울부짖음으로 토해내고 있다

이 여름 끝자락을 붙잡으려는

아니, 보내지 않으려는

마음이 더 깊어서일 것이다

 

제 짝을 찾지 못한 채

못내 아쉬움 품은 목청이

오늘따라 더 절절하다

구애의 소리 속에 스며 있는

노총각 매미의 처량한 생을 보라

 

그 울음의 마지막 고개를 넘을 즈음

서늘한 바람 한 줄기가

도시의 유리창을 타고 스며들고

햇살은 빛을 덜어내어

하늘을 한층 멀게 한다

 

구름 그림자는 골목을 길게 끌며

발끝에까지 내려와 머물고

가을은 아직 문턱에 있으나

그 그림자는 이미 내 마음 깊숙이 내려와

여름의 뜨거운 숨결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지우고 있었다

박강현 시인(한국문인협회 서림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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