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 [서천 문단(文壇)] 산울림
어렸을 때 산이 울었다 모깃불 옆에 잠드는 졸음에 실려 은은하고 처량히 시집와서 굶어 죽은 며느리가 보릿고개 지나면 나와 운단다 아주 먼 데서 배고파 우는 구슬픈 징 소리처럼 엄니 가슴에서 산 울음 운다 배고프지 않아서도 들을 수 없는 울지 않는 산 포만감에 졸며 밤에 주저앉아 있다 아쉬울 게 없는 요즘 산이 울지 않고 내 가슴만 쓸어내린다
- 최명규 시인(현 서천문화원장·대한민국예술명인)
- 2024-12-23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