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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 응급실 추진,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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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 식이 아닌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응급실 필요성 제기…
5년간 응급실 운영에 45억원 소요…원광대 신축비와 차이 없어
군, 응급실의료장비 지원 미미…해당 병원 매각설까지 흘러나와

최근 서천군이 서해병원과 추진한 응급의료기관(이하 응급실) 운영지원 업무협약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원광대학교 서천병원 건립 무산 이후 지난 2월부터 야심차게 응급실 관련 용역을 마련하는 등 군이 응급실 설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용두사미로 비쳐지고 있어 주민들에게 빈축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군은 지난해 원광대학교와 서천병원 건립에 따른 원대한 포부로 업무협약을 가졌으나 병원 신축비 45억원 및 의료장비 구입비를 지원키로 한 행정을 두고 군의회 A의원을 필두로 일부 시민단체까지 퍼주기식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원광대학교 서천병원 건립에 대한 전면 백지화 선언과 함께 주민들이 원하는 응급실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오는 10월 개원을 앞두고 있는 (가칭)다나안병원<관련기사 보기>을 두고 지난 14일 군과 서해병원이 체결한 응급실 운영지원 업무협약이 이뤄진 점에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점과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응급실 운영지원 업무협약 이후 충분한 시간을 가진 다음 사업이 추진돼야하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군은 지난 7월 25일 지역응급의료체계 구축방안 조사연구 최종보고서 발표한 후 무엇인가에 쫓기듯이 한 달이 채 안된 기간인 8월 14일에 서해병원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민 김모(45)씨는 “무엇이 그리 급했는지 모르지만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며 “그동안 응급실 없이 참고 살아온 것은 이러한 보여주기 식의 응급실 추진이 아닌 귀중한 생명을 하나라도 더 구할 수 있는 응급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다가오는 추석이 예년에 비해 휴일이 많아 이에 대한 응급실 운영이 시급한 상황이라 불가피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외에 업무협약에 따른 해당병원의 응급실 운영손실금 지원도 의문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협약서에 따르면 해당병원이 응급실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경우 손실금은 일정기간이 없이 지원해야한다.

따라서 최종보고회에서 제시된 연간 지원비용 약 9억2000만원을 고려했을 때 해당병원이 응급실 운영을 5년간 한다면 약 45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이에 대해 지역 한 전문의는 “원광대학교 서천병원 신축에 45억원을 지원하는 것이나 해당병원 응급실 운영 손실금으로 45억원을 지원하는 것이 뭐가 다른지 도통 모르겠다”며 “어떠한 법규로 인해 업무처리가 이뤄진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업무협약은 주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이뤄진 만큼 군의 결정에 놀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여기에다 응급실 의료장비 지원도 문제다. 

군은 협약에 따라 장항읍 소재 금강병원 응급실에 지원했다 회수한 의료장비(X-레이, 심장제세장비, 전동침대)와 공중 보건의사를 지원할 예정이며 해당병원이 응급실 전담의사 1명을 포함 응급실지정기준을 이행할 경우 적법한 행정절차에 따라 응급실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주민 한모(65)씨는 “대학병원 응급실을 만들어 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군이 지원하는 응급의료장비는 최소한의 응급실 지정기준에 준하는 것으로 이렇게 응급실이 설치된다면 차라리 서천군보건소 1층을 리모델링해 응급실을 운영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서해병원 매각설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역 한 공인중개인은 서해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서해병원 매각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며 “저 또한 지역 주민으로 생각해 볼 때 이번 업무협약으로 서해병원에 응급실이 지정된다면 이는 병원 매물 조건을 유리하게 하는 모양새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업무협약에 따른 세부 이행사항은 현재 해당병원과 진행 중에 있으며 병원 매각설 문제와 응급실 운영손실금 지원은 별개의 사안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장항읍에 오는 10월 개원을 앞둔 다나안병원이 최신 의료장비를 도입해 응급실 설치를 추진하고 있어 서해병원에 응급실 운영지원을 약속한 군의 향후 행정 처리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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