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나영찬·이시은 기자 = 최근 국민의힘 조중연 서천군수 예비후보가 사퇴를 표명하며 김기웅, 노박래의 2파전 경선으로 압축된 가운데, 김기웅 후보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돈 선거’를 치렀다는 정황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자신을 2018년 지방선거 때 김기웅 후보의 선거캠프 책임자라고 밝힌 A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항간에 소문으로만 떠돌던 김기웅 후보의 ‘돈 선거’ 의혹은 사실”이라며 “김기웅 후보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예비후보에서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

A씨는 지난 선거에서 김기웅 후보가 지역 유력 정치인에게 수천만 원의 선거비용을 건네며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 후보자를 매수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기웅 후보의 돈 선거 정황이 포착된 녹취록도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지난 2018년 선거 때 김기웅 후보와 당시 특정 후보에게 수천만 원을 준 사실과 요구하는 사실 등에 대한 선거캠프 책임자 A씨와 나눈 대화가 녹음돼 있다.

녹취록에는 “(특정 후보가) 1억 원을 요구하고 (사전에 준) 2000만 원은 나(김기웅 후보)를 위해 썼으니 돈을 더 요구하고 있다. 나중에 나올(출마) 때 한 장(1억 원) 약속하지 않았느냐” 등의 김 후보의 음성이 담겨 있다.

이번 녹취록 공개로 최근 사퇴한 조중연의 ‘김기웅 지지’ 선언으로 힘을 얻는 듯했던 김기웅 후보는 또 다른 돈 선거 의혹을 받게 됐다는 시각이다.

앞서, 지난 18일 조중연 예비후보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돌연 사퇴를 발표하고 “김기웅 예비후보가 가지고 있는 풍부한 경륜, 왕성한 추진력과 경영 철학이 행정에 도입된다면 서천 발전에 대한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라며 같은 당 김기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노박래 예비후보 측은 조중연 예비후보 사퇴와 김기웅 지지에 대한 입장문에서 “조중연 후보가 끝까지 경선에 참여하리라고 예상했는데 안타깝다며, 그동안 탈당과 무소속으로 전전하는 행위를 일삼던 김기웅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배경이 매우 의심스럽다”라고 표한 바 있다.

A씨는 “최근 6.1지방선거에 국민의힘 군수 후보로 출마했던 후보가 돌연 사퇴 후 김기웅을 지지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지난 선거에서 김 후보가 자신의 재력을 이용해 다른 후보자를 매수하고 뒷돈을 대주며 공직 후보자를 내세웠던 불미스러운 오점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가 의혹이 들 수밖에 없다”라고 제기했다.

녹취록 공개에 대해서는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공개 여부를 고심했지만, 지금 야기되는 혼탁한 일련의 사태를 볼 때 공익을 위해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단, 당시 김기웅 후보에게 매수된 자들의 실명이 공개될 경우 당사자들이 입을 사회적 비난을 고려해 실명이 담긴 녹취록만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A씨는 “항간에 소문으로만 떠돌던 ‘돈 선거’의 존재 사실을 드러낸 것은, 지역 선거판에 만연됐던 병폐를 끊고 선명하고 깨끗한 선거문화를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김기웅 후보 캠프의 책임자로 있었던 자신도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군민 앞에 정중히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김기웅 후보는 A씨가 제기한 돈 선거 논란과 관련해 “어떠한 사실도 없고 증거도 없다”라며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으로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고, 반박 자료는 빠른 시일 내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