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 ‘서천 어린이합창단 정기연주회’가 지난 4일 방청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반면, 지역 정치권의 방관과 무관심한 행보가 씁쓸함을 더해 아쉬움이 큰 사례로 남게 됐다. 서천군지역아동센터협의회(회장 손정남)는 이날 문예의 전당 대강당에서 ‘겨울에 만나는 따뜻한 울림’이라는 주제로 ‘2025년 제9회 서천 어린이합창단 정기연주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연주회는 ▲핑크빛 ▲보랏빛 ▲게스트 ▲황금빛 등 크게 4가지 단계(Stage)로 구성해 펼쳐졌다. 먼저 핑크빛 단계에서는 ‘함께 손을 잡아요’·‘다섯 글자 예쁜 말’·‘다 잘 될 거야’ 등의 곡이 선보였다. 보랏빛 단계에서는 나혜진·송지아 어린이가 솔로로 참여하는 ‘나는 반딧불’ 곡을 불러 이 자리에 참석한 방청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특히 최지혜 반주자가 편곡한 ‘맥문동 꼬마’와 창작곡인 ‘서천 아리랑’ 공연은 어린이 합창단원들과 방청객들이 하나로 뭉치는 분위기도 연출됐다. 또 게스트 단계에서는 테너 박동일 팝페라 가수와 협연이 이뤄졌으며 마지막으로 황금빛 단계에서는 ‘골든’, ‘카레’ 곡을 불러 한겨울 방청객들에게 따뜻한 울림을 전했다. 2008년 창단된 서천어린이합창단은 관내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역의 크고 작은 축제와 문화행사에 참여하는 등 공연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이날 연주회에는 김기웅 군수와 김경제 의장의 일정 관계로 대신해 김아진 부의장 등만 참석하는 등 지역 어린이 정책을 운운하는 지역 정치인들은 관람석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나머지 현직에 있는 김원섭·이강선·이지혜·한경석·홍성희 군의원과 전익현·신영호 도의원은 참석지 않아 연주회를 외면 내지는 방관한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거기에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지역 정치권 인사들마저 불참석하는 등 무관심한 행보를 보이면서 어떻게 다양한 어린이 정책을 펼친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되기도 했다. 반면 김기웅 군수는 연주회 중간중간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을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여 공연장에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방청객은 “지역 정치권이 서천 어린이들을 위한 정책을 운운하면서도 정작 이런 뜻깊은 행사에 축하는커녕 참석하지 않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지 참으로 알 수 없는 대목”이라고 토로했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김기웅 서천군수가 지난달 29일 지역 어린이를 대상으로 ‘내 고향 서천에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군수는 이날 조류생태전시관에서 지역 어린이들과 가진 ‘군수님 서천이 궁금해요’ 토크 콘서트를 통해 “어린이가 ‘내 고향 서천에서 살고 싶다’라고 말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 이것이 나의 가장 큰 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어린이들의 아이디어 제안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미래를 바꾸는데 아주 중요한 힘이 된다”라며 “‘정책은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서 시작된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어린이 군정참여단, 정책 워크숍 등에 제안한 아이디어가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어 “오늘 어린이 여러분과 직접 대화하는 시간이 저에게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고 여러분의 상상력이 서천군의 정책과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되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어린이들의 질문에 대해 어린이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금강하굿둑과 해수 유통에 관한 질문에도 자신 경험과 철학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닫혀 있는 물길을 열어 자연의 순환을 되살리는 과정”이라며 “해수 유통을 통해 기대되는 변화를 생태계 회복, 어업 활성화, 금강하구 퇴적 감소, 자연 회복을 통한 생태 기능 강화 등으로 지역경제 회복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김 군수가 어린 시절을 보낸 지리적 환경이 지배적으로 차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한 어린이가 질의한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 금강하굿둑 인근에 있는 쌍연마을(마서면 당선리)에서 태어나 바다와 갯벌에서 친구들과 온종일 보내고 몰래 작은 노 젓는 배를 타보는 등 한마디로 개구쟁이였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 시절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며 쌓은 기억들이 서천의 미래를 위해 일하는 저를 만들어준 ‘씨앗’이 된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김 군수 또 “현재 하굿둑이 막혀 생태계가 약해지고 물고기가 줄고 어업이 나빠지고 흙이 쌓이고 수질이 나빠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하지만 물길을 다시 열면 자연이 회복하고 생물이 증가하고 어업도 회복하고 땅과 자연이 건강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물길을 열면 서천의 자연이 다시 숨 쉬고, 생물과 어업이 살아나고, 강과 바다가 원래대로 건강하게 연결되면서 우리 서천 전체가 더 풍요로운 도시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구암 丘秉大(구병대1858〜1916)선생은 구한말 1906년 2차 홍주의병에 민종식과 함께 참여한 의병장으로 시초면 신곡리 태어났다. 1908년 12월 무주 덕유산을 근거지로 활약했던 의병대장 성준문과 문태수가 있는 장수군 문성동을 찾아가 지은 시이다. <편집자 주> 구암 선생은 장수군 溪北面(계북면) 文城洞(문성동) 골짜기에 있는 정자에서 무더운 여름에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詩(시)를 썼다. 정자가 만들어질 때 처마가 없다시피 한 짧게 만들어진 형태로 뜨거운 태양빛이 비친 모양이다. 그때 푸른 산의 해 그림자가 잠깐 가려주고 있으며 옛날 사람들도 취미가 같으면 함께 즐겼으며 현재도 취미가 같은 지인들하고 함께하니 즐겁다고 하고 있다. 작자는 홀로 술이 취하지 않은 모양이다. 정자가 있는 계곡의 입구는 무성한 숲으로 짙게 그늘이 드리워져 있고 버드나무에는 꾀꼬리가 앉아 있으며 맑게 흐르는 계곡의 물은 맑기만 하다. 또한 물총새와 부평초가 운치를 더해 준다. 웃고 이야기 하며 놀다가 시간을 보낸 후 집으로 늦게 귀가하는 길에 밝은 달과 별빛이 함께 비춰주니 도움을 주고 있지 않는가? 하며 하루의 즐거움을 시로 표현하고 있다. 왜 그곳 文城(문성)에 갔을까? 그곳은 1908년 12월 湖南倡義大將(호남창의대장)에 추대돼 13도창의대진소의 서울진공작전에 참여했다가 돌아온 뒤 무주 덕유산을 근거지로 활약했던 의병대장 성준문과 문태수가 활약하였던 지역 인물이 살고 있었다. 구암 丘秉大(구병대1858〜1916)도 1906년도 2차 홍주의병에 가담한 의병장이다 따라서 그곳 의병의 지인들과 함께 그곳 정자에서 하루를 보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精選 龜巖遺稿 詩 중에서>
한산모시 중심의 글로벌 천연섬유 박람회 개최로 한산모시의 부흥과 천연섬유 산업 도약을 꾀한다는 서천군의 계획이 발표되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한산모시는 그 존재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농업유산 18호로 지정되었다. 이에 대한 예산도 14.5억 원을 지원받았다. 사라져갈 위기에 처한 모시 농업을 보전하고 그 가치를 계승하여 장기적이고 안정된 유산으로 관리하자는 목적을 전제하고 있다. 얼마 전 모시 농업 현황을 모니터링을 해 보았다. 확실한 전수 조사를 통한 현황을 알고 싶었다. 유감스럽게도 생산 현장은 모시 그루터기만 남아 있어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향후 5년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조사 대상은 모시 관련 특정 단체의 조직원 명단과 얼마 전 용역을 통한 충남발전연구원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하였고, 이는 서천군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모시 농업 일반현황이기도 하다. 경작실태, 생산물 현황, 향후 생산활동 가능 여부 등 재배 농가의 현재를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기초로 삼고자 하였다. 조사자료에는 모시 재배 식재 면적이 1만2,000여 평, 재배종사자 70여 명, 재배종사자 평균 연령 85세이며, 품종 구분은 불분명하였다. 조사 결과, 식재 면적(실경작지)은 5,000평 남짓하고, 그것도 밭둑이나 유휴지 포함이며 그 중 실제 생산에 이용되는 면적은 3,000평 남짓하였다. 또한, 실제 영농 종사자는 40여 명이며, 평균 연령 80세이고, 생산물로는 연간 ‘태모시’ 700kg 정도와 일부 식품으로의 모시 잎 생산이 있을 뿐이었다. 특이한 사항으로는 ‘태모시’ 생산량의 80% 정도가 비인면 거주 10여 농가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중 일부가 개인 간 거래로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이 모시 농업의 전체적 모습임을 확인하였다. 국가가 인정하고 지원하는 한산모시 축제와 농업유산 선정의 취지와 목적의 근간이 붕괴하고 사라질 처지에 직면하고 있음을 각성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농업유산 선정 후 계획 수립시 생산자 목소리가 전혀 배제되고 용역 보고시에 모시 생산자가 참여치 못하였음은 매우 유감이다. 한산모시문화제 시 ‘한산모시의 명성과 특별함은 명실상부 우리의 자산이요 길이 보존해야 할 유산이며 세계적 명성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는 인사말을 매년 반복하고 있으나 위기에 처한 생산현황을 타개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은 전무함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가장 기본이 되는 모시 재배 대책을 세워야 하고, 모시 재배 농가의 연령으로 볼 때 후계자 발굴 육성이 매우 시급하고 절대적인 과제이다. 모시 생산이 붕괴하면 모시 관련 사업이나 역사·문화·자산적 가치는 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그 어떠한 미사여구의 구호가 의미 없음이 자명하다. 모시 재배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의 경제적 논리가 일정부분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하고, 이는 보전을 위한 투자 비용으로 정립되어야 한다. 청년농, 귀농, 귀촌인 등을 대상으로 멘토제 등 모시 재배농업이 지속해서 유지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조례 등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고, 그를 통해 행정조직의 업무 분담을 통한 모시 농업의 체계적인 관리와 운용이 필요하고, 공동 관리·생산체계를 갖춘 재배지 조성이 필요하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이 ‘금강은 흘러야 한다’라는 슬로건 아래 ‘하구복원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에 본격 돌입했다. 군은 지난달 26일 금강하구를 비롯한 전국 하구의 건강한 생태복원과 관리 체계 마련을 위한 ‘하구복원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이번 서명운동은 전국 지자체·공공기관과 민간 단체, 군민과 방문객 등 하구의 미래에 관심 있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추진된다. 이에 군은 전국적 참여 확산을 위해 관련 기관·단체에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한 참여 독려 활동을 병행하는 등 범국민 서명 분위기를 적극 조성할 방침이다. 서명은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진행된다. 온라인은 서명 링크(https://naver.me/xTs3fLFR)와 QR코드를 통해 누구나 쉽게 참여하도록 했다. 오프라인은 읍·면 행정복지센터와 지역 공공기관·단체에 서명부를 비치하여 접근성을 높여 진행한다. 특히 군은 지난달 28일부터 열리는 ‘2025 서천철새여행’ 행사장에 QR코드 배너를 설치하고 홍보부스를 운영해 많은 방문객이 서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범국민적 서명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기웅 군수는 “금강하구를 품은 서천군이 하구 보전과 복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자 서명운동을 추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든 국민의 작은 참여가 특별법 제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운동은 2026년 3월까지 이어지며, 군은 민간 단체와 협력해 관계기관에 서명 결과를 전달하고 특별법 제정을 지속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하구는 생태적 가치가 높음에도 개발 압력과 관리 체계의 한계로 다양한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특별법 제정 필요성이 지속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른 하구복원특별법(안)은 ▲국가의 하구관리 책임 명확화 ▲체계적인 조사체계 구축 ▲중장기 종합계획 수립 ▲심의·조정 위원회 구성 ▲정보망 구축과 사후관리 강화 등 하구 복원·관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담고 있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이 내년도 예산안 7,447억 원을 편성했다. 이는 2025년 대비 213억 원(2.94%)이 증가한 규모다. 군은 지난달 21일 2026년 예산안 7,447억 원(일반회계 7,055억 원, 특별회계 392억 원)을 편성한 가운데 군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군은 이번 예산안을 통해 민선8기 공약 이행의 마무리 단계에 집중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신성장) 사업투자 ▲각종 재난 대응 ▲주민복지 확대 등 군정 핵심과제에 재정을 중점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민선8기 적극적 예산 확보 노력으로 국·도비 보조금이 전년 대비 214억(6.97%) 증가했다. 세외수입 역시 72억(21.44%) 늘었다. 또한, 최근 2년간 재난 대응을 위해 발행했던 지방채는 2026년에 신규 발행하지 않기로 하였다. 재정자립도는 9.84%(↑0.92%)가 재정자주도는 51.10%(↑1.98%)가 전년 대비 개선됐다. 기능별 예산 편성 비중은 사회복지(25.94%), 농림·해양수산(21.35%), 환경(15.51%), 국토 및 지역개발(6.30%) 순으로 나타났으며, 분야별로 균형 있게 예산이 배분됐다. 군은 지역의 신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서해연구소 시범사업(6억) ▲블루카본 식물원 조성(6.5억) ▲장항항·홍원항 어촌신활력(56억) ▲서천갯벌 방문자센터 건립(104억) ▲청년 바다마을 조성(20억) ▲기후변화 대응 열대작물 재배 지원(8억) 등을 편성하며 미래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섰다. 또 각종 재난 대응과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2025년 7월 호우피해 항구복구(112억) ▲서천특화시장 재건축(60억) ▲비인·판교지구 풍수해생활권 종합 정비(35억) ▲종천천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24억) ▲소나무재선충병 방제(26억) 등을 반영했다. 여기에 주민의 실질적 생활 개선을 위해 ▲마을회관 신축 및 보수(40억) ▲건강 약자 의료지원을 위한 보건 택시 운영(5억) ▲의료취약지 의료 공백 대응을 위한 관리 의사 채용(6억) ▲유부도 상수도 공급(54억) ▲문화예술회관 건립(53억) ▲마을안길 정비 등 각종 소규모 주민숙원사업(40억) 등을 편성했다. 김기웅 군수는 “내년도 예산은 민선8기 역점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군민과의 약속을 확실히 이행하기 위해 편성했다”라며 “이번 예산안이 지역 발전의 든든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가을에 대해 푸념하던 날을 뒤로 하고, 맹렬한 서늘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때가 왔습니다. 겨울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바람을 어디에 두고 걸어야 하는가’를 고심하곤 합니다. 바람을 맞서 걸으면 더 춥지만,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바람을 등지고 걸으면 덜 춥지만,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이끌려 갑니다. 삶의 주체로 걸음하는 것과 주도권을 잠시 넘기는 것,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기 일쑤입니다. 대체로는 세상의 관념대로 삶의 주체로서의 행동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리라, 단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겨울을 맨몸으로 맞닥뜨리며, 세상의 관념과 다른 운명의 관용을 경험하였습니다. 삶은 의지대로 되지 않을 때가 수두룩한 법입니다. 그때마다 번번이 주체로서의 자신을 의심하는 일이야말로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종래에는 종종 주도권을 이양하는 것이야말로 운명이 내게 베푸는 관용이 아닐까, 하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거대한 짐승마저 동면에 드는 겨울이라면, 왜소한 인간 또한 휴양에 드는 것이 섭리일 것입니다. 운명의 관용을 당연시 여겼을 때야, ‘부단히 애쓰는 것, 부지런히 일하는 것’을 최고선이라 외치며 사람들을 각성시킬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다만, 그 각성은 세기를 건너 마침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억센 그 각성은 멈춤을 죄악으로 여기고, 속도를 미덕으로 추앙하는 이 시대의 맹목을 잉태했습니다. 쉼은 나태로 오해받을 뿐, 운명의 관용은 사람들 눈에 좀처럼 띄지 않는, 모래 속에 잠긴 사금이 되었습니다. 모든 계절은 전진만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멈춤 또한 삶의 일부이며, 고요 역시 의지의 한 방식이라는 사실을 겨울은 품고 있습니다. 쉬어감은 나태가 아니라 균형이며, 느림은 포기가 아닌 다른 형태의 성실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감상에 닿으니, 몇 해 간 이어오던 고민이 사뭇 달가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겨울만큼은 앞선 시간으로부터 한발 물러나, 과거의 리듬과 감각을 더듬으며 삶의 결을 되돌려 보고 싶어졌습니다. 운명의 관용에 감사하며, 애써 바람을 가르기보다 바람의 결을 따라 숨을 고르며 지나가는 연습을 하고자 합니다. 추위가 더해갈수록 땅속 깊이 몸을 묻고 온전히 겨울을 마주하는 무 한 뿌리를 떠올립니다. 사늘한 흙 속에서 바람의 흐름에 따라 더욱 단단해져 가는 무 한 뿌리는 위안이 됩니다. 느리게, 달큰하게 속을 채우며 자라난, 겨울을 온몸으로 입은 무 한 뿌리가 겨우내 우리를 먹여 살립니다. 서늘함을 고스란히 품고 견뎌내는 동안, 무의 속살은 더욱이 고요하고 깊은 맛을 켜켜이 쌓아갑니다. 김장철이 다가오면 마트 이곳저곳에는 배추와 무가 한가득 놓입니다. 유난히 묵직하고 단정한 겨울 무 한 뿌리를 고릅니다. 겨울 이슬과 엉겨 얼어붙은 흙덩이들을 털어내면 잔뿌리가 성기게 붙은 하얀 밑동이 드러납니다. 그 위로 박힌 티끌 같은 흙 알갱이는 거친 겨울 땅의 가보일지도 모릅니다. 두 손 가득 무를 쥐면 손바닥 안으로 서늘한 기운이 전해집니다. 초록 우듬지와 무청은 아직도 한 계절의 생명을 기억하는 듯 싱그럽게 고개를 듭니다. 길게 뻗은 무청의 결을 따라가다 보면, 간간이 피어올랐을 햇볕 한 줄기가 어렴풋이 보여옵니다. 무 껍질을 듬성듬성 벗깁니다. 하얀 밑동에 가까운 부분은 뭇국으로, 연두 우듬지와 초록 무청은 동치미로 겨울의 양식이 됩니다. 한껏 찬 기운을 받아낸 무는 오히려 달아진다는 것이 기특하다가도, 제 안은 얼마나 곪았을까 안쓰러워집니다. 어느 한구석 버릴 데 없는 겨울 무라지만, 더욱이 정성을 들입니다. 은근히 오래도록 끓인 뭇국은 겨울이 가진 가장 조용한 온기를 드러냅니다. 혹독한 냉기의 시간을 거친 동치미는 겨울 새벽녘의 맑은 숨결을 닮아갑니다. 더한 재료 없이, 무는 겸허히 자신을 겨울 속에서 익혀냅니다. 겨울에 모든 것을 맡기고, 끝내 자기 맛에 도달하는 무의 시간은 계절이 주는 가장 단정한 가르침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겨울철 한 그릇의 뭇국은, 우리에게 적막한 숨결을 달래는 따뜻한 품이 되어줍니다. 겨울철 한 사발의 동치미는 우리에게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맑은 침묵이 되어줍니다. 뜨거움과 차가움을 오가는 한 숟갈과 한 모금은, 겨울을 나는 가장 조용한 방식이 됩니다. 누구도 재촉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운명의 관용은 한 겹 눈꺼풀 뒤에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자그마한 씨앗 한 톨은 흙 속에서 덤덤히 겨울을 보내며, 자기보다 큰 생을 살려냅니다. 하얀 입김이 우거진, 겨울입니다.
시퍼렇게 부어오른 눈탱이를 흙으로 가리고 짱뚱어 한 쌍이 갯벌을 기어오른다 서로의 멍든 눈이 안쓰러운지 말없이 눈만 껌빡인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베기라 미안하다 말없이 암컷 눈탱이에 갯벌 한 줌 발라주는 수컷 농게 한 마리가 엄지발을 들고 흉을 보고 있다 둘은 갯벌 자기집으로 들어가고 갯골에 물이 들어오더니 부부싸움 내외의 집을 살그머니 덮어주었다 오늘 또 짱뚱어 집 막내가 태어나 식구 하나 늘겠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이 한산모시 중심의 글로벌 천연섬유 박람회 개최를 두고 본격적인 행정력 가동에 들어갔다. 이는 서천군이 전국 최초로 도전하는 박람회 개최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한산모시를 세계에 알리고 이로 인한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2030년 박람회 개최를 목표로 군은 지난 19일 ‘세계 천연섬유 박람회 타당성 조사 및 기본구상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웅 군수를 비롯해 군의회 의원, 관련 부서장, 한산모시조합장 등 13명이 참석해 용역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추진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용역은 섬유 시장의 세계적 흐름이 천연섬유로 전환 등 섬유 산업계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탄소중립, ESG경영, 지속가능한 친환경소재 등 섬유 선진국(EU)의 세계적 순환경제 규제로 정부의 친환경소재 전환의 본격화로 정책적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한산모시를 중심으로 세계 천연섬유 산업의 교류와 함께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국제 박람회 개최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보고회에서 박람회를 통한 한산모시 산업화 및 현대화 방향이 제시됐다. 이시우 건양대학교 교수는 용역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서 전통적 가치를 유지함 동시에 현대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며 “친환경 정련 기술개발 등 이를 위한 R&D 센터 설립에 다른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세계 천연섬유 박람회 개최에 따른 군민의 설문조사도 발표됐다. 박람회를 개최 필요성에 대해 군민 총 95.1%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박람회 개최 시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군민 총 97.5%가 긍정적으로 표현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도 나왔다. 2030 서천 세계 천연섬유 박람회 개최를 두고 국민 96.5% 찬성했으며 찬성 이유로는 한산모시의 전통과 가치를 알릴 수 있어서가 1위로 그 뒤를 이어 한산모시의 친환경적 특성과 가치 확산, 한산모시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날 보고서에는 세계 천연섬유 박람회의 필요성과 타당성, 기본구상은 물론 사후 추진 방향까지 포함됐다. 이에 군은 최종보고회에서 제시된 결과를 토대로 박람회 유치를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오는 2023년 박람회 개최를 목표로 관련 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김기웅 군수는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천연섬유 가치 재조명과 한산모시 글로벌 브랜드 강화의 기반이 마련됐다”라며 “2030 세계 천연섬유 박람회를 한산모시 부흥과 천연섬유 산업 도약의 장으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김기웅 서천군수(사진)가 지난 25일 지역 내 임야의 수종전환 벌채에 따른 조림 사업비 증액의 필요성을 건의했다. 김 군수는 이날 송림동화 다목적실에서 열린 민선8기 4차년도 제3차 충청남도 시장군수협의회를 통해 “최근 소나무재선충병이 전 국가적인 산림재난으로 발생하여 피해가 확산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군 역시 이러한 사유로 벌채의 규모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훼손지 복구와 건강한 산림조성을 위한 벌채 후 보조조림 사업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조림 사업비 증액은 꼭 필요한 실정이지만, 현행 보조조림 사업 예산은 증가하는 벌채 규모에 따른 조림 면적 증가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조림사업의 지연 등으로 인한 식재 품질 저하 및 산림 황폐화 우려, 나아가 산사태의 위험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소나무재선충병의 방제를 위해서는 소나무 중심의 산림에서 벗어나 참나무류, 침활혼효림 등 기후와 병해충에 강한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라며 “그렇기에 수종전환 벌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그에 따르는 보조조림 사업 예산 또한 탄력적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나무재선충병은 사람으로 치면 불치병과 다름이 없는 악질적인 병으로 한 번 감염되면 치료할 방법이 없으며 100% 고사하게 되는 질병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군수는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조림사업의 지연, 그로 인한 식재 품질 저하 및 산림 황폐화 우려, 나아가 산사태의 위험 등의 문제가 제기되는 실정이다”라고 피력했다. 군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병은 지난 2015년 장항읍 옥남리에서 최초로 발생해 2021년 219본 2022년 217본 2023년 254본 2024년 511본 2025년 797본 등 총 1,998본이 감염됐다. 지역 내 가장 극심한 지역은 비인면 외 3개 읍면으로 군은 수종전환 조림을 통한 전량 벌채 및 파쇄를 추진하고 있으며 관광지 주변 및 소규모 지역은 모두베기와 함께 예방나무 주사를 접종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군은 지역 내 2개 읍을 비롯해 7개 면과 69개 리 등 총 1만3,440ha를 대상으로 소나무류 반출금지 구역으로 지정하고 산림재난대응단을 통해 병충해 예찰 및 검경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산림청은 매개충을 통해 전염되는 질병이다 보니 가장 확실한 방제 방법으로 ‘수종전환 벌채’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월남 이상재 생가지에서 2025.10.25. 청소년 백일장/ 4컷 만화 공모/ 월남 이상재 선생 닮은꼴 찾기대회/미션게임- 독립 자금을 확보하라/ 부대 행사–기념식 문화 공연 나눔장터 모시개떡 체험 및 시식/분야별 행사를 이상재 선생 생가지에서 치르는 내내 한산이 자랑스럽고 서천에 사는 것이 좋다. 그 위에 공금란 대표가 있다. 이상재 선생의 언론인, 종교인, 사회 교육자, 닮은 점이 많아 그러하다 잘 자라준 초, 중, 고 학생들의 시 낭송과 시상식을 치르며 ‘도로시’라는 미국의 교육 학자가 남긴 유명한 시가 생각났다. 만일 아이가 나무람 속에서 자라면 비난을 배웁니다/ 아이가 적개심 속에서 자라면 싸움을/ 비웃음 속에서 자라면 부끄러움을/ 관대함 속에서 자라면 신뢰를/격려 속에서 자라면 고마움을/ 공평함 속에서 자라면 정의를/인정 속에서 자라면 자신을 좋아하는/ 받아들임과 우정 속에서 자라면 사랑을 배우게 됩니다. 이처럼 아이들은 끊임없이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있다. 우리나라가 낳은 조상 중에서 훌륭한 업적을 이룩하신 역사적 인물들을 배우고 그들의 애국심과 남다른 인격을 본받는 것이다. 새삼 필자는 이상재 선생의 생가와 종지 교회와 마을을 기록하며 이상재 선생 기념사업회 이사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얻게 되었다. 기록을 공부하던 중에 나는 한산 종지 교회를 기록하게 되었다. ‘종지 교회 그리고 나’ 아카이브 중 전형옥/격자 속에 웅크리고 있던 어둠/ 여명 속에 깨어난다./ 이상재 생가와 이웃/ 언덕 위 공간이 모세 터를 품는다/ 먼지와 부정함 씻어버리려고/ 설레는 마음으로 발을 옮길 때/ 내 사랑하는 딸들아/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너는 신을 벗어라. (출애굽 3장 5절)/무거운 신을 벗고 달려라/ 동쪽 새터 한산에 이르러/ 모시풀에 불을 붙였으나/그 푸르름에 불은 붙지 않아/검게 그을림 일지라도 다시 일어나라/ 딸아, 내가 도와줄게/ 너의 앞선 상념/다 이루도록/ 모두를 사랑한다.
높은 빌딩, 그 가장 높은 끝에서 여름을 떠나보내는 매미의 울음이 바람 속에 가늘게 흩어진다 저 매미는 외로움을 처절한 울부짖음으로 토해내고 있다 이 여름 끝자락을 붙잡으려는 아니, 보내지 않으려는 마음이 더 깊어서일 것이다 제 짝을 찾지 못한 채 못내 아쉬움 품은 목청이 오늘따라 더 절절하다 구애의 소리 속에 스며 있는 노총각 매미의 처량한 생을 보라 그 울음의 마지막 고개를 넘을 즈음 서늘한 바람 한 줄기가 도시의 유리창을 타고 스며들고 햇살은 빛을 덜어내어 하늘을 한층 멀게 한다 구름 그림자는 골목을 길게 끌며 발끝에까지 내려와 머물고 가을은 아직 문턱에 있으나 그 그림자는 이미 내 마음 깊숙이 내려와 여름의 뜨거운 숨결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지우고 있었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김기웅 서천군수가 지난 17일 금강하구 해수 유통을 지지, ‘하구 복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 군수는 이날 군청 대회의실에서 공직자 대상으로 열린 특강을 통해 “해수 유통은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 서천의 경제, 산업 등 미래 성장을 함께 설계하는 과제이고 이는 서천이 제자리를 되찾을 역사적 기회이자 미래 성장의 핵심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그는 “금강하구가 단순한 수질 관리 차원이 아니라 금강하굿둑, 북측도류제, 북방파제가 존재하지 않았던 자연 상태에 가까운 실질적 복원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서천의 미래를 전 공직자들이 함께 힘을 합쳐 열어나가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금강하구 부분 유통의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하구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상시 유통의 타당성과 과학적 검증이 이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라며 “금강하구가 단순한 수질 관리 차원이 아니라 금강하굿둑, 북측도류제, 북방파제가 존재하지 않았던 자연 상태에 가까운 실질적 복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군수는 환경부의 금강하구 복원 협의체 운영 관련 3가지 사항을 건의했다. 그는 환경부에 제출한 해수유통 연구용역 관련 건의문을 통해 ▲서천방향 해수 유통시설(갑문) 신설 검토 ▲상시유통의 타당성 및 과학적 검증 추진 ▲환경부 금강하구 복원 협의체 내 서천군 참여 보장 등을 적극적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군수는 “첫째, 서천 방향 해수 유통시설 설치는 서천갯벌 수리 불균형 해소와 홍수 예방의 핵심과제이고, 둘째, 금강하구 생태복원 방안 용역 과업은 상시 유통에 대한 타당성과 과학적 검증을 포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의 부분 방류와 부분 유통으로는 근본적인 자연성 회복이 불가하며 향후 10년, 100년을 내다 본 상시 유통 모델 검토 필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마지막으로 환경부 거버넌스 협의체에 서천군 참여 보장은 현재 환경부에서 구성한 거버넌스 협의체는 광역 중심으로, 금강 유역 기초지자체의 참여가 제외된 상태이다”라며 “금강하구 정책의 현장성과 균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천군과 군산시 등 금강 유역 기초지자체의 공식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94년 금강하굿둑 가동 이후 서천의 갯벌과 어장이 축소되며 지역경제가 위축된 ‘잃어버린 30년’을 보냈다”라며, “어업, 항만, 산업과 같은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 서천의 장기적 과제인 해수 유통을 단순한 개방이 아니라, 균형 있고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으로 실현해 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는 어느 한 기관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는 것으로, 국회가 ‘하구 복원 특별법’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 환경부는 해수 유통시설과 상시 유통 방안을 연구하고, 서천군이 금강 유역 지자체와 함께 특별법 촉구와 인식 확산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면, 마침내 금강하구는 열리고, 서천의 미래도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서천의 미래는 금강을 넘어 하구 갯벌의 자연성 회복이며, 이는 지역의 든든한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며 “과거의 판단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하는 과학기술과 변화된 여건을 바탕으로 금강하구 복원의 방향을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지난 13일 금강하구생태복원 추진단이 서천군의 환경부 건의문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서천군은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금강하구 복원이라는 대원칙에서는 추진단과 목표를 같이한다”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생명의 탄생을 귀가 빠졌다는 것으로 상징화하는 것은 매우 재미있는 표현이다. 과문한 탓에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표현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선조들은 출생의 타이밍을 귀가 빠져나온 시점으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출산 과정에서 귀가 빠져나올 무렵은 태아의 신체 대부분이 아직은 모체 안에 있을 때이므로, 따지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를 두고 정확한 기준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요즈음의 법률적 해석에 따르면 모체와 태아가 분리되는 시점을 출생의 시기로 보는 것이 통설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왜 옛사람들은 귀빠짐을 출생으로 간주했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급한 성격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다. 오히려 그 반대로, 옛 분들은 우리보다 훨씬 여유롭고 너그러운 사고체계를 가졌기에 귀가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생명의 탄생을 인정한 것이 아닐까? 바깥세상의 온갖 소리가 아기에게 전달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되는 순간에, 그 생명을 인격체로 대해주는 넉넉한 마음 씀씀이가 ‘귀빠진 날’이라는 발상에 함축되어 있다. 옛사람의 인본적 사고(思考)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귀가 빠지기 훨씬 이전, 그러니까 모체가 수태할 때부터 우리 민족은 나이를 먹는다. 그리하여 태어나자마자 1살로 인정된다. 이처럼 기막히게 근사한 관점은 생명의 존엄함을 웅변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거기에는 임신중절 따위의 파괴적인 인명 경시 발상은 발붙일 곳조차 없다. 서양식 나이 계산법과 비교하여 합리적이지 않다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인식과 문화의 차이일 뿐이라고 믿으며 나는 이를 자랑스레 생각한다. 우리는 어머니의 자궁으로부터 태아의 귀가 빠져나오는 순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되고, 하나의 운명이 부여되며 하나의 영혼이 결합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출산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분신과 첫 만남을 한다. 기대와 기쁨과 탄식이 교차한다. 생명의 위대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고통은 기쁨을 증폭시킨다. 9달의 수태 기간과 출산에 따르는 고통이 없다면 새 생명의 탄생은 일상적인 일로 치부될지도 모른다. 오랜 준비와 마지막 피날레가 있기에 ‘귀빠진 날’의 새 생명은 축복의 대상이 된다. 최근 며늘아기가 둘째 아이를 낳았다. 가족의 탄생은 내 삶의 영역이 확대됨을 뜻한다. 아기는 세상의 일부를 갖게 되고 그것은 나와 연결된다. 달력에 동그라미 표시가 하나 더 늘어나며 나는 가만있어도 부자가 되었다. 제 언니와 판박이인 아기의 태명은 출생 전부터 ‘티끌이’로 지어졌다. 태어나보니 이름과는 달리 덩치는 제법 있다. 아직 너무 어려서 울기만 하지만 제법 목을 가누려고 한다. 귀가 빠졌을 때의 아픔과 충격은 벌써 다 잊은 듯하다. 귀빠짐을 축하하기 위해 삼신할머니는 잊지 않고 엉덩이에 몽고반점을 찍어 주셨다. 최근에는 이러한 귀빠짐의 형태에도 변화의 물결이 나타나고 있다. 역술가가 점지해 주는 사주를 받아서 지정된 일시에 제왕절개를 시행하여 아이를 출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로 인해, 특정시간대에 수술예약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니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자녀에게 좋은 사주를 맞춤하여 인생에 축복을 주려는 부모 심정을 어찌 탓하련만, 인간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신의 영역에 속하던 출생의 신비를 인간의 손재주로 훼손시키는 것 같아서 찜찜하기만 하다. 아마도 출생일시로 운명을 판단하게 된 근거는, 인간의 출생이 자연의 섭리나 신의 의지에 의한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이를 통해 그 섭리나 의지를 추론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출생일시가 인간의 손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작된다면 거기에 신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한정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그 출생일시에서 운명의 그림자를 읽어낼 수는 없게 된다. 의학의 발달로 많은 어머니와 태아가 제왕절개술의 혜택을 받아 건강한 출산을 하게 된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불필요한 제왕절개를 남발하여 자연의 섭리에 도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게 느껴진다. 머지않아 ‘귀빠진 날’이라는 상징은 사라지고 ‘통째로 빠진 날’ 또는 ‘엄마 배 짼 날’이라는 무식하고 살벌한 표현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왜 이렇게 메말라만 가는 것일까? 그래서 나는 나의 ‘귀빠짐’이 자랑스럽다. 먼저 태어난 귀로 세상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나중 태어난 입으로 조금만 말하련다. ‘귀빠짐’으로 아픔을 드린 어머님께 감사드리며, 내 아이들에게도 ‘귀빠짐’의 순수한 가르침을 계승시키고 싶다. 귀빠진 날 만세!!!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이 60세 이상 군민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무료 예방접종을 본격 추진한다. 군은 환절기 면역력이 저하되기 쉬운 시기를 맞아, 총사업비 6억 4,750만 원을 투입, 12월 1일부터는 60세 이상 군민까지 무료 접종 대상을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보건소에 따르면 이번 확대 조치는 인구 고령화로 대상포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발병 후 합병증으로 노년기 삶의 질이 크게 저하하고 있어 고령층의 면역력 강화와 건강한 노후 지원,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질병 예방에 효과적이지만, 접종 비용의 부담으로 접종률이 저조한 실정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기웅 군수는 올해 초 군민과의 대회에서 한 주민이 건의한 무료 접종 확대를 두고 고심 끝에 결정, 이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해 시행하게 된 것이란게 군의 설명이다. 현재 서천 지역의 60세 이상 접종 대상자는 총 2만5,324명으로 이 중 17,970명이 접종을 완료, 접종률 약 60%를 기록하고 있으며 미접종자는 7,358명으로 약 40%로 나타났다. 예방접종은 서천군에 주소를 둔 60세 이상 군민 중 기존에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군민을 대상으로 하며 대상포진 1회 접종을 지원한다. 접종비는 군에서 일부를 지원하며 본인 부담금은 19,610원이다. 접종은 오는 11월 17일부터 보건소 및 관내 지정 위탁기관 7곳에서 가능하며 지정 위탁기관은 보건소 홈페이지에서 병원 명단 확인할 수 있다. 대상포진 백신은 평생 1회만 접종하면 되며, 한 번 접종을 완료하면 추가접종은 필요하지 않다. 또한,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되면 재활성화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통증과 수포, 신경통 및 감각 이상 등 다양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은 발병률이 높고 회복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관련 김기웅 군수는 “그동안 우리 군은 60세 이상 취약계층(수급자·차상위계층)만 대상포진 접종을 지원하고 있지만, 일반 고령층의 접종 수요 충족에는 한계가 있어 지원하는 것으로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효과적인 예방접종 기회를 적극 활용해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준비하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