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서면 죽산에 사는 강모(50)씨가 서해신문에서 실시하는 캠페인 ‘젊은 서천’만들기에 동참하기 위해 메일을 보내왔다.
그가 보낸 사연은 최근 심혈관 질환의 지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의 위독했던 응급상황을 담은 내용이었다. 사연인즉 이렇다. 평상시와 같이 회사에 출근한 그는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심장을 움켜쥐고 갑자기 방바닥에 쓰러졌다는 다급한 전화 한통을 받는다.
그는 아버지의 지병이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란 점을 알고 지체 없이 119 안전센터에 신고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온 그는 그때까지 도착하지 않은 119구급차량을 확인하고 절박한 마음에 그의 승용차로 30분을 달려 익산시에 있는 원광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도착 후 응급처지와 함께 심혈관 조영시술을 받고 아버지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부족하지만 살아계신 아버지께 남은 여생동안 효도할 수 있도록 군수님! 올해는 제발 응급실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생명(生命)! 한자로는 날 생(生), 목숨 명(命)으로 풀이된다. 국어사전에는 명사로 ‘사람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생명! 왜 그리도 귀할까? 사람들은 명예·재물·권력 등을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라 가치를 매기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있어도 ‘생명’이 없으면 아무소용이 없다.
성경에는 “사람이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마태복음 16장 26절)라고 전하고 있다. 또 우리 선인들은 “천하를 다 주어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생명’”이라고 후대에게 알리고 있다.
지난해 3월 노박래 군수는 원광대학교병원측과 병원건립 MOU를 체결했다. 이는 노 군수가 군수 출마 당시 응급 의료체계 구축을 통한 주민의 생명보호와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군민에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난해 11월 말 원광대학교병원측과 병원신축 비용을 두고 수차례 협상 끝에 양측의 이견차이를 보이면서 무산됐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필자는 이쯤에서 노 군수에게 그 무엇보다도 주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겨 전국에서 화제가 된 강원도 최승준 정선군수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는 지난 2013년 중앙 일간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적자가 나더라도 감수하겠다. 이 때문에 다리 하나를 덜 놓게 되면 조금 불편할 뿐이지만, 군립병원이 없으면 주민들의 건강권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간절함이 묻어나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같이 밝힌 최 군수에게 해당지역 군 의회를 포함한 지역 정가 및 동종업체와 시민단체는 회유와 협박, 질타 등이 포함된 언론의 보도로 파상공세를 펼쳐 병원건립을 반대했다.
하지만 그는 이들의 질타에 아랑곳하지 않고 총사업비 230억원을 투입해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5월 전국최초로 내과, 외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비뇨기과, 영상의학과 등 6개 진료과목과 응급실, 물리치료실, 건강검진실 등을 포함한 61개의 병상을 갖춘 군립병원 개원에 성공했다.
2017년 새해를 맞이하는 서천주민들은 10여간 응급 의료체계 없는 절박함을 노 군수에게 전했다. 서해신문이 창간을 기념해 질문한 올해 서천군정이 추진해야 할 희망사업에 응급실 문제의 해결을 1순위로 꼽은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이는 어느 누구도 역행할 수 없는 사안이며 주민이 하늘이라면 이것은 곧 천명이다. 따라서 서천군민의 수장인 노 군수는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
명예·재물·권력 등 세상에 귀한 것을 가지고 있어도 죽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된다. 그만큼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다.
이런 논리로 볼 때 어느 누가 서천군민이 내어준 혈세가 낭비된다고 얘기할 수 있나? 아님 이 같은 마음으로 실행에 옮긴 군수에게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마지막으로 우리에게는 ‘생명’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꿈도 꾸고, 도전도 하고, 희망도 이루고, 얻고 쓰고 살아간다. 그만큼 ‘생명’은 소중하다.
이에 노 군수는 서천군민의 천명을 받들어 2017년에는 반드시 응급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군민들은 10여년간 응급실이 없는 절박함의 그늘에서 벗어나 ‘행복한 군민 희망찬 서천’에서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