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s à l’instant même où la gorgée mêlée de miettes de madeleine toucha mon palais, je tressaillis, attentif à ce qui se passait d’extraordinaire en moi. Un plaisir délicieux m’avait envahi, isolé, sans la notion de sa cause.(그러나 마들렌 부스러기가 섞인 차 한 모금이 내 입천장을 스치는 바로 그 순간, 나는 전율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무언가에 온 정신을 집중한 채.)”(Marcel Proust(마르셀 프루스트)의『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기억은 무언가를 맛볼 때 되살아난다고 합니다. 일명 프루스트 효과, 감각의 기억 이론이라 일컬어집니다. 저에게도 그런 맛이 있습니다. 큰길 휴게소의 고구마튀김과 닐 다방의 깨죽이 그렇습니다. 맛은 기어코 다섯 살 남짓의 어린이를 빚어 둡니다. 영화 《Ratatouille(라따뚜이)》의 미식 평론가 Anton Ego(안톤 이고)처럼, 한입만으로도 쏟아지는 기억에, 파노라마에 말
2025-10-17 강소산 칼럼위원(시인/서천중학교 국어교사)
“요즘 우리 아이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얼마나 귀 기울여 듣고 있을까요?” 학교와 사회 곳곳에서 우리는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대화가 이어지지 못한 채 독백으로 흘러가고, 관계는 피로감을 남깁니다. 본디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할 인간관계가, 오히려 갈등과 단절을 불러오는 모순된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일상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경험을 존중하지 못해 갈등이 깊어지고, 직장이나 모임에서도 상대의 의견을 외면한 채 목소리만 높이는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렇게 협력은 사라지고 대립만 남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바꿀 근본적인 힘은 결국 교육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오늘날 학교는 학생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는 가치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권리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교육은 공동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습니다. 자유와 권리는 책임과 균형을 이룰 때 진정한 의미를 갖습니다. 책임 없는 자유는 결국 이기심으로 흐르며, 교실은 목소리 큰 사람의 권리만 보장받는 불평등한 공간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교육은 권리와 함께 경청과 겸손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인성교
2025-10-17 이병학 소장(이병학 충남교육혁신연구소)
올해로 제77주년을 맞이한 국군의 날은 국군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온 국민이 함께 되새기는 뜻깊은 날입니다.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군인들의 희생 위에 세워졌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안전, 교실에서의 배움 또한 그들의 피와 땀 덕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군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과 함께 국방경비대, 해방병단, 군사영어학교를 기반으로 육·해·공군이 창설되었고, 건국 직후의 혼란한 정세 속에서도 국군은 체계를 정립하며 곧 닥친 한국전쟁에서 그 힘을 발휘했습니다. 전쟁 초기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국군은 유엔군과 함께 낙동강 전선을 사수했고,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대반격의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국군의 날이 10월 1일로 지정된 것도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서울을 수복한 국군이 한국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38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한 날이 바로 1950년 10월 1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후 중공군의 개입으로 통일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수많은 장병의 희생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굳건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국군은 세계가 인정하는 강군으로 성
2025-10-08 이병학 소장(이병학 충남교육혁신연구소)
구암 구병대 선생은 고향 시초면 신곡리(옛 龜亭里)의 집에 손님이 찾아왔다. 장마철인 듯 해질 무렵 그칠 줄 모르고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손님과 잠시 머무는 동안 조국의 국권을 빼앗긴 상황을 생각하며 당나라 고사 헛된 꿈이 되어버린 남가일몽(南柯一夢)에 빗대어 시를 남겼다. <편집자 주> ◯ 구암 丘秉大(구병대) 선생의 집에 손님이 찾아왔는데 해 질 무렵에 산에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서쪽 마을에서는 저녁밥을 짓는 연기와 내린 비로 물과 연기로 가득 채운 시골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집에 있는 어린아이는 글을 익혀 능히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모든 손님이 참 잘한다고 칭찬하며 어여뻐 하고 있다. 구암 선생의 이루고 싶은 꿈의 자연 속의 그림과 같이 매화꽃 피고 정원에 대나무를 심고 겹쳐진 대문을 달아 놓은 집에서 살기를 꿈꾸어 왔다. 많은 비가 오는 동안 홀연 잠깐 생각해보니 뜰 앞 나무 남쪽가지 아래에서 살고 있던 개미의 보금자리가 많은 빗물에 잠겨 허물어졌을 것을 생각하고 있다. 이같이 조국도 서구 열강의 외세에 국권이 상실되어 쓰러지고 있으니 그간 노력하여 이루어 놓은 노력이 헛된 일장춘몽이 되어버렸구나며 한탄하고 있다. 당(唐)나
2025-10-08 박수환 칼럼위원(국사편찬사료조사위원)
서림문학에서는 지난 2025년 8월 30일 제1회 맥문동 전국 어린이 시 낭송 대회를 개최했다. 전국에서 접수된 26명의 예선 심사를 거처 18명이 본선 무대에 올라 저마다의 기량을 뽐내는 시의 축제장이자 경연장이었다. 이날 기벌포 복합문화 센터에서는 맥문동을 주제로 한 시詩들이 어느 때는 오솔길을 걷게도 하고 사계절의 변화무쌍한 맥문동 솔밭을 만나게도 하고 엄마 아빠와 손을 잡고 산책 나온 사람들을 만나게도 했다. 경연 열기가 얼마나 진지하고 뜨겁던지 순서를 더 할수록 기벌포 복합문화센터를 시의 떨림으로 출렁이게 했다. 이번 시 낭송 대회는 서천 시인들이 직접 쓴 자작시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서천 문학의 중심 '한국문인협회 서천지부 서림문학'은 36년이란 전통을 갖고 있다. 서림문학은 이번 시 낭송 대회를 통해 아이들에게 시의 꽃씨를 뿌리는 역할을 했다. 그 씨앗이 큰 산을 이루고 산을 뒤덮어 울창한 숲으로 성장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차경자 회장의 인사말과 내빈 소개를 시작으로 교육감의 축사와 그리고 군산대학교 평생교육원 고순복 교수의 심사규정 발표로 진행되었다. 고순복 심사 위원은 정말 멋진 시 낭송 무대
2025-10-01 김도영 칼럼위원(시인/서천 문인협회 회원)
최근 사회적으로 ‘아빠 찬스’라는 신종단어가 생겨나면서 각종 인사 등에 특혜와 비리의 온상으로 ‘아빠 찬스’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아빠 찬스가 공정사회와 균등사회의 발전에 저해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이다. 서천군청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 서천군청 내 공직자 중 부자(父子), 부녀(父女)공직자 수가 늘어나면서, 이들 공직자의 소위 ‘아빠 찬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직 또는 퇴임한 전직 고위직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자녀(子女)들인 군청 공직자에 대하여 소위 ‘편한 자리’로의 인사청탁이 만연되어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군청 공직사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서천의 한 시민단체가 서천군청의 ‘아빠 찬스’ 인사에 대한 불만 제보를 접수하고 확인한바, 군청 주요 부서마다 이들 ‘아빠 찬스’를 통하여 보직을 받은 공직자들이 상당수인 것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서천군청의 인사 부서에서도 이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아빠 찬스’에 따라 인사의 편의 혜택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공직자들은 대부분 7급 이하의 하위직이다. 이들은 지원부서인 군청의 주요 요직에 보직되어 근무하고 있고, 읍면이나 사업부서 등으로의 순환 보직인사에서 제외되어 본청 주요 요직
2025-09-19 김정태 상임대표(서천주민자치참여연대)
지난 8월 14일 서천 봄의 마을 광장 소녀상 앞에서 열린 ‘기림의 날’ 행사장에서 이강선 서천군의원이 동료 군의원인 홍성희 군의원을 겨냥해 “이 사회에서 퇴출해야 한다”라면서 직격했다. 기림의 날 행사를 두고 지역의 한 목회자가 사회관계망에 올린 윤미향 사면복권 관련 비판의 글에 홍성희 군의원이 “기림의 날 행사를 소녀상 앞에서 하는 것 모두 쇼이고 가짜”라는 댓글을 게시했다고 하여 이를 빗대어 “이 기림의 날을 폄훼하고 기림의 날의 의미를 모르는 정말로 무식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정말로 이 사회에서 퇴출해야 할 인간이 아니겠냐며 막말을 이어 갔다고 한다. 하필 광복절 특사로 윤미향이 사면 복권된 점은 윤미향의 범죄가 위안부 할머니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윤미향 사건은 윤미향 개인의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기부금 등을 횡령한 범죄 행위일 뿐, 윤미향으로 하여 일본군의 위안부 피해가 희석될 수도, 기림의 날 행사가 폄훼되어서도 안 된다. 소녀의 상 앞에서 기림의 날 행사를 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며, 이를 두고 “쇼이고 가짜”라고 한 홍성희 군의원의 표현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기림의 날 행사는 일본군의
2025-09-12 김정태 상임대표(서천주민자치참여연대)
여름의 끝 무렵을 짐작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새벽녘의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여름을 고요히 배웅하는 것. 숲속 마른 흙냄새나 들판 너머 장작불 타는 냄새를 맡으며 여름의 빈자리를 직감하는 것. 노을이 점점 더 서두르며 검푸른 하늘을 발갛게 적셔갈 때, 문득 여름과의 일별을 예감하는 것. 사그라지는 매미 소리와 퍼져 드는 풀벌레 소리를 따라 한참을 헤매다가, 불현듯 여름의 종결을 깨닫는 것. 저는, 무성하게 맺힌 영롱한 무화과 송이들을 바라보며 남은 여름날을 가늠합니다. 여름의 끝 무렵을 어림하면서, 앞서 시름하기도 하지요. 여름은 심술을 부리듯, 늘 드센 비와 함께 뒷모습을 보입니다. 거센 여름의 끝자락에 선 무화과는 번번이 열과가 됩니다. 지금 저 햇살 아래 보드레한 무화과 한 알이, 폭우 속에서 끝내 열과가 되진 않을까 조마조마해하며, 여름의 마지막을 예견합니다. 암녹색으로 짙게 우거진 나무, 틈틈이 붉은 보라로 물들어가는 무화과가 자리합니다. 두꺼운 이파리는 손가락이 유난히 긴 손을 닮았습니다. 짧은 손바닥과 긴 손가락, 그 암녹색 손은 여름 볕 아래서는 제법 든든한 그늘막이 되어줍니다. 늠름한 그늘막 아래에서 무화과는 금세 검붉어집니다. 다만,
2025-09-12 강소산 칼럼위원(시인/서천중학교 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