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정
‘1만 6천 표의 승리’ 유승광 서천군수 당선… ‘사전투표’로 승패 갈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충남 서천군수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유승광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전체 선거인 수 43,308명 중 29,572명이 투표장에 나선 이번 선거에서 유승광 후보는 16,258표를 획득하며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국민의힘 김기웅 후보는 11,978표를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고, 개혁신당 조중연 후보는 584표를 얻었다. 표면적으로는 4,280표 차이의 여유 있는 승리지만, 서천군 내 13개 읍·면의 개표 데이터를 돋보기로 들여다보면 혀를 내두를 만큼 치열했던 각축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특히 ‘사전투표’와 ‘선거일투표(본투표)’ 사이의 극명한 지지율 차이, 그리고 농어촌 지역 단위별로 엇갈린 표심은 이번 선거가 남긴 가장 흥미롭고도 묵직한 메시지다. 이번 선거를 복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키워드는 ‘사전투표’다. 유승광 후보의 당선은 사실상 사전 투표함이 열리는 순간 예견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외 사전투표 및 거소투표의 경우 유 후보는 부재자 등이 참여하는 관외 사전투표 2,713표 중 1,657표를 쓸어 담으며 945표에 그친 김 후보를 더블스코어 가까이 압도했다. 111명이 참여한 거소투표에서도 유 후보(53표)가 김 후보(39표)를 앞섰다. 또한, 관내 사전투표의 절대적 우위를 가져갔다. 각 읍·면에서 실시된 관내 사전투표 개표 결과는 유 후보의 강력한 조직력을 증명한다. 유권자가 집중된 서천읍의 경우, 관내 사전투표에서 유 후보가 1,854표, 김 후보가 857표를 얻어 초반부터 승부의 추를 기울게 했다. 장항읍 관내 사전투표에서도 유 후보 1,242표, 김 후보 847표로 넉넉한 차이를 벌렸다. 하지만, 선거일투표(본투표) 당일의 표심만 떼어놓고 보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김기웅 후보는 본투표에서 맹렬한 추격전을 펼치며 여러 지역에서 유 후보를 앞질렀다. 본투표에서 뒤집힌 장항읍·마서면의 경우 장항읍의 선거일투표 결과를 보면, 김 후보가 1,798표를 얻어 1,433표를 얻은 유 후보를 365표 차로 꺾었다. 마서면 선거일투표에서도 김 후보 789표, 유 후보 693표로 김 후보가 우위를 점했다. 화양면 역시 선거일투표에서 김 후보(396표)가 유 후보(342표)를 이겼으며, 판교면 선거일투표에서도 김 후보(367표)가 유 후보(255표)를 크게 눌렀다. 특히 주요 격전지로 꼽히는 서천읍, 장항읍, 마서면의 표심은 투표 방식(사전투표와 선거일투표)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먼저 유권자가 가장 집중된 서천읍의 경우, 관내 사전투표에서 유승광 후보가 1,854표를 얻어 857표에 그친 김기웅 후보를 두 배 이상 크게 앞섰다. 이어진 선거일 본투표에서는 유승광 후보가 1,961표, 김기웅 후보가 1,884표를 획득하며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으나, 사전투표에서 벌려 놓은 압도적인 우위가 서천읍 전체의 승세를 굳히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반면 장항읍과 마서면에서는 본투표 당일 매서운 표심의 반전이 일어났다. 장항읍의 관내 사전투표에서는 유승광 후보(1,242표)가 김기웅 후보(847표)를 여유 있게 따돌리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선거일투표에서는 김기웅 후보가 1,798표를 획득하며 1,433표를 얻은 유승광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마서면 역시 비슷한 양상이 펼쳐졌다. 관내 사전투표에서는 유승광 후보가 478표, 김기웅 후보가 236표를 획득해 유 후보가 더블 스코어 차이로 우세를 보였지만 선거일투표 결과, 김기웅 후보가 789표를 얻어 693표를 획득한 유승광 후보를 꺾으며 본투표에서의 강세를 증명했다. 결과적으로 김기웅 후보는 선거 당일 보수 결집을 이뤄내며 분전했으나, 유승광 후보가 사전투표에서 벌어놓은 막대한 저축(표차)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전투표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천군 전체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몰려 있는 양대 거점, 서천읍과 장항읍은 이번 선거에서 완전히 상반된 성적표를 내놓았다. 전체 투표수 6,857표를 기록한 서천읍에서 유승광 후보는 3,815표를 거머쥐며 2,741표를 얻은 김기웅 후보를 무려 1,074표 차이로 따돌렸다. 서천군의 행정과 상업 중심지인 이곳의 민심이 유 후보의 손을 확실하게 들어준 것이다. 반면 총 5,581명이 투표한 장항읍에서는 유승광 후보 2,675표, 김기웅 후보 2,645표로, 양 후보 간의 격차가 불과 30표에 불과했다. 개표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며 피를 말리는 초접전 양상이 연출되었음을 증명하는 수치다. 11개 면 단위 지역의 표심도 지역 현안과 후보의 연고에 따라 역동적으로 출렁였다. 유승광의 든든한 텃밭인 비인면 지역 유권자들은 유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투표수 1,770표 중 유 후보가 1,272표를 휩쓸며 김 후보(429표)를 세 배 가까운 격차로 눌렀다. 서면에서도 총 2,213표 중 유 후보 1,372표, 김 후보 742표로 압승을 거뒀다. 종천면(유 후보 656표, 김 후보 499표), 기산면(유 후보 525표, 김 후보 300표) 등도 유 후보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반면, 판교면에서는 김기웅 후보가 최종 598표를 득표하며 579표를 얻은 유승광 후보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문산면의 개표 결과는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총 727명이 투표한 이곳에서 유 후보는 341표, 김 후보는 339표를 얻으며 단 2표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내 한 표’가 가지는 무게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되었다. 유승광 당선인은 이번 선거로 군정 운영의 강력한 동력을 확보했지만, 데이터가 남긴 차가운 이면도 철저히 직시해야 한다. 가장 뼈아픈 지점은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13,736명의 ‘기권자’다. 서천읍에서만 3,119명, 장항읍에서 3,348명이 투표장을 찾지 않았다. 여기에 무효표 752표를 더하면 1만 4천 명이 넘는 유권자가 어느 후보에게도 표를 던지지 않은 셈이다. 이는 선거 과정에서 누적된 정치적 피로감이나 정책적 무관심이 한계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적신호다. 또한, 장항읍(30표 차), 문산면(2표 차)의 초박빙 결과와 판교면에서 나타난 상대 후보에 대한 높은 지지는 서천군 내에 보이지 않는 정치적 장벽과 분열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치열했던 선거전은 끝났다. 이제 유승광 당선인에게 남겨진 최대의 과제는 승자의 여유가 아닌 ‘겸손과 통합’이다. 자신을 지지한 1만 6천여 명뿐만 아니라, 다른 선택을 한 1만 2천여 명, 그리고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1만 3천여 명의 마음까지 모두 포용하는 성숙한 ‘대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숫자가 남긴 민심의 함수를 새 군정이 어떻게 풀어낼지 5만 군민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