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8 (수)

  • 맑음서산 26.7℃
  • 구름많음대전 25.0℃
  • 맑음홍성(예) 26.4℃
  • 구름조금천안 26.0℃
  • 맑음보령 27.6℃
  • 구름조금부여 26.3℃
  • 구름많음금산 25.9℃
기상청 제공

[서천 문단(文壇)] 입추

URL복사

여명의 탯줄을 자르고 새벽잠에 빠진

귀뚜라미를 깨워 여행을 하고 싶다

목에 개줄 달아 앞세우고

어느 사막의 능선을 올라

장엄한 사막이 아침에 깨어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사막여우는 귀뚜라미를 보고 입맛을 다시며

내 뒤에 붙어 물이 없이 죽을 시간을 재겠지

방울뱀과 전갈이 우릴 기다린 댓가를 요구할 거야

그러면 지금껏 살아온 듯 돈이 없다 말 할거야

 

치렁치렁 일곱을 온몸에 달고 팔십 육년

막걸리 하나로 사막을 걸어가신 아버지

그리고 그 짐을 놓고 능선에서 가쁜 숨을 쉬며 말했지

없다 굽히지 말고 깡으로 살라고

방울뱀과 전갈 그리고 사막여우를 가까이하지 말라 하셨는데

 

정작 막걸리는 이렇다저렇다 말씀이 없으셨다

주막 없는 사막을 어이 건너 갔을까

눈물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막걸리를 마시지 않아야 하다가

막걸리를 마시다가 사막을 본다

 

아버지가 걸어가신 황량한 사막을 보고싶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