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쇠죽솥 옆 부지깽이 하나 널브러져 있다 가만히 주워 들여다 보니 온 몸이 골절상 투성이다 불 속을 헤집느라 제 몸 다 태우고 나뭇잎, 비닐 봉다리 긁어모으느라 허리가 골다공증으로 휘어져 있다 이제는 부지깽이로도 쓸모없는 닳고 탄 작은 소나무 막대기 평생 머슴 산 아버지 몸이다
화단에 해바라기씨를 심었더니 태양이 화단에 가득 차 있다 피는 것은 아픈 거라고 까만 무게를 견디지 못해 한쪽으로 기울어진 해바라기 야위어 갈수록 흙담처럼 흘러내린 눈동자를 털어낸다 눈 감으면 사라지고 누군가 쌓아 놓은 것들은 아프지 않으면 영혼을 잃어버린다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사는 인디언들 씨앗은 힘이 세다고 씨앗 주머니를 차고 다닌다 초록, 노랑, 빨강 해마다 허락도 없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가 보다 죽은 씨앗을 입김으로 불어 밑바닥 온기를 모아 햇볕에 던져 나는 힘센 화단에 소소한 밀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