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 밤의 열대야를 날리는데 공포영화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긴장감 속에서 불쑥 불쑥 나타나는 예측 불허의 귀신들이나 공포감을 주는 그 무언가는 팔에 소름을 돋게 하는 서늘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으레 여름이면 개봉하던 공포영화는 그 뻔한 스토리 때문인지 아니면 현실이 더 공포감을 줘서인지 극장에서 만나보기 어렵게 됐다. 서천군미디어문화센터는 오는 8월 목요상영회를 공포영화 특집 기획전으로 정했다.
고전공포영화부터 최근 영화까지 다룬 이번 여름특집 기획전에서는 귀신이 나오는 전통적인 공포영화와 귀신은 나오지 않지만 소리만으로 극대의 공포감을 주는 영화, 그리고 공간이 주는 공포 영화 등을 선정했다.
고전 전래동화인 “장화홍련전”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가족비극공포영화 <장화, 홍련>(김지운 감독, 2003)은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비극과 억울함, 그리고 자매간의 슬픔을 다룬 작품이다. 귀신이 나오지 않고도 이렇게 무서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영화 <컨저링>의 전편에 해당하는 <애나벨>(2014)은 엑소시즘 영화의 부활을 보여준 저력 있는 저예산공포영화라고 할 수 있다.
기억이 삭제된 채 낯선 곳에 던져져 의문의 정체와 싸워야 하는 <메이즈러너>(2014)를 선보인다. 전도연 주연의 <하녀>의 원작인 1960년 김기영 감독의 작품인 <하녀>도 관람할 수 있다. 영화 <하녀>는 김기영 감독의 대표적인 스릴러 영화로 당시 중산층 주거 공간인 2층 양옥집을 미장센으로 하여 중산층의 모순과 허위의식을 잘 드러낸 한국고전영화이다.
공포영화는 사회적 약자로서 ‘여성’을 다루는 표현 방식이 왜곡되고 불가사의(Uncanny)한 모습으로 그려져서 페미니스트들에게 공격을 받아온 장르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약자들의 연대를 통해, 혹은 복수를 통해 남성의 사회, 가부장적인 사회에 균열을 일으키는 이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번 여름 특집 “공포영화 기획전”과 함께 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날려버리기를 바란다. 목요상영회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서천군미디어문화센터 3층 시사실에서 선착순 무료 상영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