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1 (금)

  • 흐림서산 18.0℃
  • 흐림대전 19.4℃
  • 홍성(예) 18.2℃
  • 흐림천안 17.6℃
  • 흐림보령 19.7℃
  • 흐림부여 19.1℃
  • 구름많음금산 19.7℃
기상청 제공

[서천 문단(文壇)] 갯벌의 노랫소리

URL복사

소리 없이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에는

조그마한 생명이 숨을 쉬며

허리를 편다

 

기차타고 내린 서천역에서

버스타고 달려온 송석 바닷가

질펀한 갯벌에서는 갈매리떼

끼룩끼룩 즐겁게 노래부르고

숨구멍을 내밀며 올라오는 동죽사이

무지개 되어 내려오는 물총들

 

밀려가는 썰물과 함께

바구니에 갈고리를 손에 든 아낙네들

질펀한 갯벌에 한 자리씩 자리하고

연신 움직이는 눈동자와 손들

한 손엔 갈고리를 들고 또 한 손에는

뻘 속에 보이는 동죽을 줍고

조금씩 쌓여가는 바구니를

물길에 흔들흔들 흔들어서

망태기에 넣어 넓은 갯벌 한자리 내어준다

 

어디선가 들리는 노랫소리에

저마다 흥얼거리며 힘든 한숨을 내뱉고

외지에서 온 객을 쳐다보는 눈에서는

서천의 보물 동죽을 자랑한다

 

한번 캐보라고 권유하는 손에 이끌려

들어간 갯벌에는 생명이 숨쉬고

우주가 빛나고 내 삶이 평온하다

 

하나씩, 둘씩 손에 들어오는 쾌감에

나그네도 아낙네도 갯내음에 힘듬도

노랫소리 되어 서천갯벌에

살포시 자리 잡고 내려앉는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