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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문단(文壇)] 밤의 문을 두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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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석양이

산등성이 너머로 기울어가면

붉은 빛은 천천히 흩어지고

살포시 내려앉는 어둠이

그림자처럼 다가온다.

 

서서히 사라지는 빛의 향연은

어느덧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고

도시의 불빛과 겹쳐지며

낯선 무대 위에 새로운 장면을 펼친다.

 

어두운 밤,

수많은 별들이 명주천 삼아

하늘 위에 수를 놓아가고

그 반짝임은 오래된 기억처럼

가슴 속 깊은 곳을 흔든다.

 

산자락 작은 동네에는

달님만이 조용히 문을 두드린다.

낡은 지붕 위로 흘러내리는 은빛,

잠든 아이의 꿈을 어루만지고

늦은 귀가의 발걸음을 따라온다.

 

밤은 그렇게

소란을 잠재우고

고요를 불러들이며

우리의 하루를 덮어준다.

 

그리고 나는

그 고요 속에서

사라진 빛을 떠올리고,

별빛과 달빛이 건네는

낮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그 목소리는 말한다.

오늘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이고,

어둠은 늘

새로운 빛을 품고 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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