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산면에 위치한 한산중학교는 1952년에 개교해 올해까지 9327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학교다.
현재는 전교생 54명의 작은 학교이지만 지난해 부임한 백명호 교장의 교육철학 아래 따뜻한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배움, 나눔, 성장의 다 어울림 행복 꿈 터로 자리 잡고 있다.
◇경쟁보다는 어울림을, 따뜻한 교육 실천
한산중학교 백명호 교장은 한산중학교에 부임하기 전과 부임한 후 교육에 대한 생각과 방향이 180도 달라졌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농촌인구감소로 인한 학생 수 감소와 조손가정, 한 부모 가정 등 학생들의 가정환경이 바로 그 이유다.
백명호 교장은 “지난해 한산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하기 전에는 충남 혁신학교인 행복 나눔 학교로 지정돼 있어 학교 문화나 학습방법에 대한 개선의지가 있었다”며 “하지만 한산중학교에 와서 학교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나서는 올바른 가치관과 인성을 심어주는 교육으로 방향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백명호 교장은 지난해 사회적으로 흉악범죄가 많이 발생하면서 학생들의 가정에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입식 지식교육만 강조됐을 경우 타인을 배려하고 돌보기보다는 경쟁만하는 삭막한 환경 속에서 자칫 잘못된 길을 선택할 것을 우려했다고 한다.
때문에 한산중학교에서는 지난해부터 학생들을 먼저 생각하는 다양한 따뜻한 교육을 실천해오고 있다.
행복 등교맞이 행사를 통해 특별한 날 작은 선물이나 아침을 제공하는 한편, 현관 앞에서 학생들이 연주하는 작은 음악회도 열고 있다.
특히 ‘빵 굽는 아침도서관’은 아침에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도서관에 토스트기와 빵을 비치해 아침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백명호 교장은 “지역 여건상 버스노선이 많지 않아 아침 7시 정도에 등교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어두운 교실에 혼자 있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이에 교사들과 상의해서 학생들을 위한 빵 굽는 아침도서관을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복도 및 계단 곳곳에는 의자와 기타 등 악기가 비치돼 있어 학생들이 자유롭게 앉아서 악기를 연주하는가 하면 복도에는 체험활동 플로라이드 사진이 전시돼 있어 학생들을 위한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백명호 교장은 “행사와 이벤트 등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학교를 삭막한 공간이 아닌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생각하게 만들자는 바람이 담겨 있다”며 “사진을 보며 추억을 되새기고, 복도에 앉아 수다도 떨면서 학교를 편안한 쉼터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학교의 경쟁력, 돌봄 기능 강화
앞서 거론된 작은 학교의 특성 상 학생들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도 마을에 또래 친구들이 거의 없어 다음날 등교할 때까지 대화를 나누는 경우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백명호 교장과 교사들은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교생 삼겹살 데이와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1박2일간 지내면서 소통하는 스쿨핑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 중 한산중학교 특색사업인 공감로드는 돌봄 기능 강화를 위해 백명호 교장과 교사들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백명호 교장은 “학생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인 공감로드를 통해 지난 1학기 때 지리산과 설악산 덕유산 종주를 했다”며 “1박2일, 길게는 2박3일 동안 학생들이 함께 종주를 하면서 협동심과 모험심을 키우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특색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장점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일부 학생들만 참가를 했으나 올해부터는 전교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산중학교에서는 이외에도 전교생이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등 또래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아나가고 있다.

◇수평적 리더쉽이 가져온 또 다른 변화
상명하복의 수직적 관계에서 모두가 동등한 입장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수평적 관계로의 변화. 바로 백명호 교장이 한산중학교를 이끌어 가고 있는 방식이다.
때문에 백명호 교장은 부임 이후 막혀있던 교장실 문을 유리문으로 교체해 열린 교장실로 만들었고, 처음엔 어려워하던 학생들도 이제는 교장실을 편하게 찾아 공부를 하거나 백명호 교장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또한 오는 2018년까지 행복나눔학교로 지정돼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으로 그 중 학교 문화를 보다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백명호 교장은 “과거에 교장이 어떤 일을 추진하려면 교사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방식으로 진행이 됐었으나 이제는 수평적 회의문화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며 “교사들이 직접 제안을 해 일을 추진하다보니 책임감이 더해져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수평적 문화는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보다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다양한 부분에서 학생들이 직접 의견을 제안하고 결정된 사항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따르고 있는 것.
물론 학생들에게는 학교운영사항에 대해 제안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어려운 점도 있어 아직 완벽하게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백명호 교장은 ‘기다림’의 교육철학으로 학생들을 믿고 응원하고 있다고 한다.
백명호 교장은 “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기다림’으로 수평적 회의문화를 통해 교사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제안하기까지 반년정도가 소요됐었다”며 “그런 만큼 재촉하거나 강요하기 보다는 학생들 스스로가 자유의지를 갖고 해결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이제는 조금씩 학생들 스스로 의견을 내기 시작해 두발이나 복장문제에 대해서도 스스로 의견을 내고 있어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만든 규칙을 준수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계획이라고 한다.
백명호 교장은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내가 하자고 제안했던 일들 중 끝까지 추진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학생들이 먼저 제안한 일들은 스스로가 계획한 일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공부해’ 보다는 공부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그러한 교육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따뜻한 인성을 함양시키는 참된 교육 펼칠 것
한산중학교에는 기본적인 커리큘럼 이외에 대학생지식봉사를 신청해 방학시즌에 인근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나와 학생들을 위해 공부를 가르쳐주고 때론 진로 등에 대한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진로전담 교사가 있어 진로캠프 및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 분기별로 외부전문가를 섭외해서 진로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학력신장과 진로에 대해서도 다양한 강점을 갖고 있는 한산중학교이지만 백명호 교장과 교사들의 궁극적 목표는 한산중학교 학생들이 따뜻한 인성을 가진 올바르고 참된 어른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최근 학교 폭력의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청소는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인성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대두되고 있다.
백명호 교장은 “아이들이 따뜻한 인성을 가진 어른으로 자라나는 것과 이를 교장 중심이 아닌 교사와 학생중심으로 이뤄나가는 것 이 두 가지가 한산중학교가 나아갈 방향”이라며 “학업은 물론 인성까지 고루 갖춘 교육을 펼치기 위해 앞으로도 학교구성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